유엔은 9일 발표한 인간개발지수(HDI)연례보고서에서 주요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가의 빈곤과 질병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ㆍ과학적 연구결과를 분배하는 데 지나치게 인색하다고비판했다.유엔개발계획(UNDP)이 162개 국가의 1인 당 국민소득(GNP)과 교육ㆍ보건ㆍ의료 수준 등을 바탕으로 작성한 이 보고서는 “정보통신(IT)과생명공학 기술이 빈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전제, “그러나 선진국들은 지적재산권 등을 내세워 기술 전파를 꺼리는 것은물론 감추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유전자변형(GM) 작물과관련,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개도국의 실상을 외면한 채 작물의 유해 논쟁에 매달리고 있다”며 “이 같은 생명공학 기술을 전수, 농업 혁명을 앞당겨야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이어 “가뭄과 해충에 잘 견디도록 조작된 작물들은 전세계 8억 인구의 영양실조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라며 “우선사하라 사막 이남에서 다수확 옥수수 등을 개발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고서는 또 대부분의 기술 개발이 선진국 수요에 초점을 맞춘결과 에이즈 연구비는 전세계 보건 연구비(700억 달러)의 0.5%를 밑도는 3억 달러, 말라리아 연구비는 1억 달러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특히 신약의 경우 연구ㆍ개발비가 포함돼 턱없이 비싼 만큼 “빈국의 소비자들에게는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이중가격’에 관한 국제적 합의도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UNDP는 또 사상 처음으로 인터넷사용인구의 비율과 전반적인 교육수준 등을 토대로 각국의 기술발전지수(TAI)를 발표했는데 핀란드가 미국(2위), 일본(4위) 등을 제치고 1위를차지했으며 한국은 5위에 올랐다.
보고서는 특히 지난 1월 조셉 에스트라다 전 필리핀 대통령이 퇴진을 요구하는 전세계적인 e-메일 공세에 밀려쫓겨난 예를 들며 IT 기술이 가난한 나라의 정치적 권익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마크 M 브라운 UNDP 사무총재는 “신기술은 질병과빈곤을 몰아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인 만큼 국제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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