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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강한달러 행진, 경제엔 되레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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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강한달러 행진, 경제엔 되레 부담

입력
2001.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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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달러가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올들어 단행된 6차례의금리인하에도 불구, 엔화ㆍ유로화에 대한 달러화 강세는 조금도 수그러 들지 않아 가뜩이나 침체된 미국 경제가 더욱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금리가 떨어져 통화가 팽창하면 돈 가치가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그래도 믿을 것은 달러 뿐” 이라는 투자심리가 여전히 팽배해 금리인하의 효과를 상쇄하고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재 엔화 대비 달러환율은 지난 6일 1달러 당 126엔으로 미 금융당국이올해 첫 금리인하를 단행하기 직전의 114엔 보다 10.5% 올랐다. 대 유로화 환율도 1월 1 유로당 94 센트였던 것이 84 센트로 떨어져달러 가치는 10.6% 상승했다.

달러 강세가 계속되면서 미국 상품의 수출가격 경쟁력이 급속히 저하돼 기업 수익이 곤두박질치고 이는 다시 증시폭락을 부르는 악재로 작용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의 요인을 미국과 함께 세계 경제의 3대축인 일본,유럽의 경기침체에서 찾고 있다. 일본, 유럽 경제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다 보니 투자자들이 가장 안전한 투자처로 달러를 선호하고, 이는 유럽,아시아에 대한 투자기피로 이어져 금융정책의 운신 폭을 제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강한 달러를 고집하는 조지 W 부시 정부의 ‘통화철학’ 도 시장으로서는부담이다. 달러 강세가 수입품 가격의 안정을 가져와 인플레 위험을 줄여준다는 점 때문에 부시 정부가 달러화 강세를 용인하고 있지만, 지금은 기업수익악화와 이에 따른 고용불안 등이 경제침체의 요인인 만큼 외환시장에 대한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문제는 달러화의 가치하락을 용인할 수 있을 만큼 세계 경제가 여유롭지 않다는 데 있다. 세계적 투자 자문기업인 J.P. 모건에 따르면 유로권 12개국의 2ㆍ4분기성장률은 지난해보다 훨씬 낮은 0%, 올해 예상 성장률 역시 1.7%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유럽 경제의 심장부인 독일 경제의 하락이 두드러져정부측 예상치인 올해 2% 성장에서 최악의 경우 1.2%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화 가치의 등락은 기본적으로 자국의 경제성장에따라 결정돼야 한다는 부시 정부의 논리대로라면 유럽, 일본보다 여전히 높은 경제성장률이 예상되는 미국의 달러 가치는 앞으로도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전망이 가능하다.

7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폐막된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 회담에서달러화의 약세 전환을 위해 각국의 공조가 필요하다는 폴 오닐 미 재무부 장관의 발언에 유럽, 일본측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것은 이 같은 맥락에서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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