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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아틀란티스' 디즈니의 불안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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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아틀란티스' 디즈니의 불안한 변신

입력
2001.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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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기’ 보다 ‘변신’이 어렵다. 뒤집기는 한번으로도 가능하지만 변신은 그렇게 안 된다. 드림웍스의 ‘슈렉’이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을 마음껏 조롱하며 엄청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올 여름, 디즈니는 변신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었다.변신은 곧 모험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얻어 놓은 것들, 그것으로 쉽게 갈수 있는길을 버리고 새로운 곳을 찾아 떠난다.

전설의 섬 ‘아틀란티스, 잃어버린 제국’ (14일 개봉)은 ‘쿠스코? 쿠스코!’ 에 이어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선택한 두번째 모험.

그 길은 ‘슈렉’ 의 온갖 웃음거리가 된 “옛날에 예쁜 공주가 살았는데…” 식의 동화가 아니다. 이제는 더 이상 디즈니가 걸어 들어갈 동화도 없다. 흥겨운 뮤지컬이 나신나는 군무도 없다.

그 자리를 무엇으로 메울까. 디즈니의 고민은 여기서부터 시작됐고, 안타깝게도 뚜렷한 대안을 찾지 못했다.

그렇다고 자기 복제나 변주도, ‘슈렉’ 처럼 자신을 완전히 부정할 수도 없는 답답한 현실. 그런 상황 속에서 ‘아틀란티스’ 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란 많지 않다.

결국은 디즈니의 섬세한 기술로 애니메이션에 기존 할리우드 실사영화의 오락적인 요소인화려한 액션과 시각효과의 결합.

박물관의 보일러 공이자 아마추어 고고학자인 주인공 마일로(마이클 J 폭스의 목소리연기)는 외모부터 디즈니 전통과 거리가 멀다.

그가 고고학자였던 할아버지의 친구로부터 ‘목동의 일지’를받아 마치 ‘죄수들의 특공대’ 처럼 모인 탐험대와 함께 아틀란티스를 찾아 나선다.

실사보다 더 꼼꼼한 바닷속 풍경과 스톤 피쉬(수중비행기), 잠수함과 다양한 장비는 “역시 디즈니”란소리가 나오게 한다.

아틀란티스의 에너지인 수정을 갖고 도망가는 용병 루크와 마일로가 펼치는 액션은 ‘인디아나존스’의 아슬아슬한 스릴과 재미를 느끼게 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아틀란티스’가춤과 노래를 벗어 던진 디즈니의 새로운 애니메이션이 되기에는 너무나 많은 것들이 소홀하다.

캐릭터 묘사는 단편적이고,구성은 ‘상상’의 실체를 일찌감치 드러내 호기심을 반감시킨다. ‘양심’ 이란 말 한 마디로 등장인물들이 선ㆍ악을 바꾸어 버리는 반전이 이야기의 설득력을 잃게 한다.

아틀란티스 공주 키다는 ‘이상한바다의 나디아’(1990년)의 주인공을 닮았고, 용암 폭발장면은 ‘모노노케공주’와 비슷하다.

그게 아니라도 누구나 쉽게 일본 유명 SF 만화영화의 배경과 분위기를 느낀다.때문에 독창성마저 의심받는 디즈니.

그 불안한 변신의 과정이 언제 끝날까. 이어질 작품 ‘몬스터 주식회사’ ‘릴로와스티치’ ‘보물행성’이대답해 줄 것이다.

이대현기자

leed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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