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역 사회에서 모은 기부금으로 내 고장의 복지사업이나 시민단체 활동을 지원하는 국내 최초의 ‘지역기금’이 탄생했다.한국여성재단 광주지역 네트워크가 지난달 초 4,000여만원으로 ‘광주여성기금’을 설치, 기부문화의 ‘지방자치’시대를 연 것이다.
그러나 기부의 지방화는 이제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우리의 기부 문화는 여전히 중앙집권적인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한국여성재단이나 아름다운재단 등 공익재단들이 기부자가 사업목적을 지정한 기금을 잇따라 만들고 있지만, 어떤 지역에 어떤 방법으로 쓰일지 기부자가 가늠하기 힘들다.
지역기금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기부를 한 지역 주민들이 직접 이사회를 구성해 기부금을 관리ㆍ집행한다는 점.
그 덕분에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맞춤사업’이 가능하다.
최근 우리나라를 찾아 미국의 기부문화에 대해 강연을 한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마릴린 플린(사회복지학부 학장) 교수는 “지역 주민이나 기업의 기부, 유증 등으로 기금을 조성하는 지역기금은 (미국에서도) 새롭고 흥미로운 현상”이라면서“기부자로 구성된 이사회가 바로 자신의 지역을 대표하고 기금 수여범위도 지역 비영리기관으로 제한, 지역 주민의 발전과 향상을 목표로 하는 것이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한국여성재단은 부산 광주 대구 등 13개 광역자치단체에 지역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최근4,500여만원의 지역 기부금을 여성재단에 전달 한 이들 지역네트워크의 장기 목표는 광주여성기금과 같은 지역기금을 설치, 기부금 중 일부를 자신의지역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다.
여성재단 박영숙(朴英淑) 이사장은 “여성재단 역시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현실에서 지역기금 설치는아직 때 이르다는 말도 있다”면서 “하지만 지역기금 설립을 지원하는 것은 그것이 전국적인 기부확산과 지역 사회 시민운동 발전을 위해 언젠가는 가야할 길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광주여성기금 한 영(韓 映ㆍ60ㆍ여) 대표는 “지역기금은 가뭄이 극심할 경우 농촌을 도울 수 있는등 지역 사정에 따라 ‘유연성’을 발휘하는 장점이 있다”면서 “지역기금은 앞으로 기부문화 성숙화에는 물론, 중앙과 지방의 조화로운 발전에도 큰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부 문의 한국여성재단 (02)700-1771, 홈페이지www.womenfund.or.kr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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