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무치’가 물러나고 ‘김치’의시대가 활짝 열렸습니다.”우리나라 김치가 6일(한국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식품규격위원회(코덱스) 제24차 총회에서 국제식품으로 최종 승인을 받자 우리 정부와 김치 제조 업체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코덱스가 승인한 김치(젖산생성을 통해 발효된 배추절임식품)의 영문명칭은 ‘Kimchi’. 한국의 전통음식 김치가 호시탐탐 종주국의 자리를 노리던 일본의 ‘기무치(Kimuchi)’를 제치고 국제적으로 그 정통성을 인정 받은 것이다.
김치의 국제규격화는 당장 한국산 김치의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코덱스 식품규격은 일반적으로 각국의 수입식품 검사 기준으로 준용되기 때문이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이번 승인으로 김치는 케첩이나 샌드위치, 피자 같은 국제통용어가 된 셈”이라며 “주요국가들이 앞으로는 코덱스 규격에 의거해 김치를 수입할 것이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이 라이벌 일본보다 훨씬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게 됐다”고말했다.
하지만 김치의 코덱스 진입으로 ‘김치전쟁’의 승리를 자축하기엔 아직 이르다. 김치의 제조법에대한 국제규격이 정해졌다는 것은 그만큼 새로운 ‘경쟁자’들의 출현을 예고하기 때문이다.
김치(기무치)가 보편적인 기호식품으로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일본은 마케팅력이나 자본력에서 영세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국내 업체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시장이 훨씬 넓어진 마당에 우리보다 한 발 앞서 김치(기무치)의 상품화와 세계화에 나선 일본 업체들이 뒷짐만 지고 있을 리 만무하다.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맛의 차별화, 철저한 마케팅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김치종주국’이라는 말은 단지 허울뿐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경제부 변형섭기자 hispeed@hk.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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