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정찰기 충돌 사건 이후 얼어붙었던 미국과 중국 관계가 5일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의 전화 회동을 계기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양국 정상이 전화로나마 직접 대화를나눈 것은 1월 부시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인데다 하이난(海南)섬에 억류돼있던 미 정찰기 EP-3E기가 이날 새벽 조지아주 도빈스 공군기지에 도착, 정찰기 충돌 사건이 완전히 매듭지어진 직후 이뤄져 한층 무게가 실렸다.
부시 대통령은 20분에 걸친 전화통화에서 “중국은 크고 중요한 나라”라면서 “양국이 함께 일할수 있는 분야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10월 상하이(上海)에서 열리는 아ㆍ태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베이징(北京)도방문하겠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의 10월 중국 방문과 양국 정상회담은 이미 예정된 행사지만, 이를 직접 통보함으로써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강한의지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江 주석도 “중국 정부와 국민은 미국과의관계를 중시하고 있으며, 건설적인 협력 관계로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의 10월 베이징 회동이 솔직하고 실리적이기를희망한다”고 말해 첫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두 정상은 양국 관계의 또 다른 걸림돌인중국의 재미 중국인 학자 억류 사건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물론 江 주석은 미국측의 조속한 송환 요구에 이렇다 할 확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회동 직후 “간첩 혐의로 체포된 미 영주권자 가오잔(高膽ㆍ여), 시민권자 리사오민(李小民) 등 2명이 재판에 회부된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혀 이들의 석방이 임박했다는 추측을 낳았다.
이와 관련, MSNBC는 5일 이들에 대한 첫 공판이 열렸으며 9일 유죄 판결을받은 뒤 추방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더 적극적으로나서고 있는 것은 13일로 예정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2008년 올림픽 개최지 결정, 11월로 예정된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확정 등국제 무대에서의 자국 입지 확보에 미국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에 따라 최근 유엔에서 이라크 제재안 수정과 관련, 미국의편을 들어주는 등 적극적인 화해 제스처를 보여왔다. 부시 정부도 보수파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올림픽 유치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혀화해 손짓에 화답했다.
한편 콜린 파월 국무부 장관은 이날로이터 통신과의 회견에서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이 달 말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우리(미국과 중국)가 협력하도록 하는 힘이 협력할 수없도록 하는 힘보다 더 강력하다”고 말해 대중 관계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피력했다.
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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