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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佛갈등 수습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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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佛갈등 수습국면

입력
2001.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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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규모의 불상 건립문제로 폭력사태까지 야기된 가야산 해인사와 지리산실상사간의 갈등이 양측이 잇달아 참회문을 발표하고 단식기도 등에 들어가면서 한 달 만에 수습국면으로 접어들었다.해인사는 5일 지난 달 선방 수좌들이 실상사로 몰려가 집기를 부수는 등 폭력을행사한 데 대해 ▦부처님과 역대 조사(祖師)

▦사부대중과국민 ▦실상사측에 공식 사과하는 참회문을 발표하고 21일부터 8일간 24시간 눕지 않고 참선하는 ‘참회용맹정진’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해인사 대변인격인 원철 스님은 이날 “주변환경과 잘 어울리는 불상의 형태 등에 대해 전문업체에 연구용역을 맡겼고 그 결과가 나오면 신도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건립계획을 조정할 방침”이라고밝혀 불상 규모도 상당히 줄어들 것이 확실하다.

실상사측은 이에 앞서 4일 해인사측에 대한 사과 요구 등을 모두 철회하고 불교계의폭력사태에 대해 신도와 국민에게 사과하는 참회문을 발표한 데 이어 5일 오전 11시부터 화엄학림 강당에서 21일간의 ‘참회단식기도 정진’을 시작했다.

이번 사태는 해인사가 지난달 4일 좌대 10m를 포함해 높이 43m, 좌우 길이40m 규모의 석가모니 좌상 청동대불 기공식을 하면서 시작됐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홍콩 난타오섬 보련선사 좌불(26m)을 훨씬 능가하는규모의 불상 건립 소식이 알려지자 조계종 총무원과 해인사 홈페이지 등에는 이를 개탄ㆍ비난하는 의견이 쏟아져 들어왔다.

이어 수경 스님이 한 불교계 신문에 대불 조성을 비난하는 내용의 ‘자운ㆍ성철의죽음을 곡한다’는 기고문을 싣자 해인사 수좌들은 이 글이 해인사가 배출한 고승들의 이름을 거론한 것 등에 발끈해 지난 달 18일 수경 스님이 기거하는 실상사로 몰려가 소동을 벌였다.

이후 실상사측은 기물 파손자에 대한 징계, 방장 스님의 유감 표명 등을 해인사측에요구했고 해인사측은 수경 스님의 선(先)사과 요구로 맞서 양측의 대립은 극한으로 치달았다.

이처럼 해결의 기미를 보일 것 같지 않던 사태를 푸는 데 먼저 물꼬를 튼 것은수경사 쪽이었다. 수경사 스님들은 여러 차례 회의를 통해 “불교계의 고질적인 병폐인 폭력적 문제 해결 방식을뿌리뽑기 위해 먼저 참회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이날 주지 도법 스님, 수경 스님등 6명은 단식에 들어가면서 “우리는 그동안 해인사 스님들을 원망과 분노로 대했지만 내 안에서 타오르는 원망과 증오를나의 허물로 삼지 않고는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내 스스로의 허물을 씻어내는 데서부터 문제를 풀려고 한다”고밝혔다.

한편 조계종 중앙신도회는 11일 조계사 문화교육관에서 ‘바람직한불사문화 모색을 위한 토론회’를 열기로 해 대불 규모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광일기자

ki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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