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평선] 위대한 지도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 위대한 지도자

입력
2001.07.05 00:00
0 0

몇 년 전 베이징(北京)에 있을 때 덩샤오핑(鄧小平)을 향한 중국 사람들의 한결같은 존경심을 목격하고 놀란 적이 있다.존경하는 까닭은 명확했다. 덩샤오핑의 개혁 개방정책이 아니면 불가능했던 오늘날 중국의 경제발전 때문이었다.

베이징이나 상하이 같이 혜택이 집중된 도시뿐 아니라 농촌도 같았다. 동북 흑룡강성에서 처음 자금성을 구경하러 상경한 조선족 부녀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덩 때문에 살기가 나아졌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중국 공산당 창건 80주년을 맞아 덩샤오핑은 천윈(陳雲)과 함께 공식으로 위대한 지도자 반열에 올랐다.

마오쩌둥(毛澤東)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텐안먼(天安門) 광장의 마오쩌둥 기념관 안에 덩의 기념실을 만들었는데 여기를 찾아올 참배객들은 이제 역사가 되어버린 이 작지만 위대한 지도자에게 줄줄이 경배할 것이다.

■덩이이끈 중국공산당은 역사상 처음으로 중국인을 기아와 빈곤에서 해방시키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13억 인구는 미국과 맞서는 강대국 위치에 오른 현실에 자부심이 대단하다. 베이징 대학에서 만난 학생들도 덩샤오핑의 업적 평가에 인색하지 않았다.

중국 수재들은 덩이 만든 길을 따라가며 돈 버는 것을 인생의 당면목표로 삼았다. 이제 공산당은 시장경제에 적응해 재산가로 성장한 사람까지 당원으로 끌어안는 특유의 사회주의를 지향하고 있다.

■당총 서기였던 덩샤오핑은 문화혁명 때 숙청되어 6년간 사상개조 등 수모를 받았지만 최고 지도자로 떠오른 뒤에도 결코 마오쩌둥을 격하하지 않았다.

혁명의 지도자로서 본받을 것은 본받고, 실패에서는 교훈을 찾으려 했다. 보수파가 엄존하긴 했지만 처절한 보복과 갈등의 악순환은 출현하지 않았다.

문혁 기간 굶주림에 시달리던 중국인들도 동의했다. 텐안먼에 크게 걸린 마오쩌둥의 초상화는 그래서 건재한 것이다.

위대한 지도자 덩샤오핑은 이제 오성홍기(五星紅旗)와 마오의 초상화가 걸린 텐안먼 그 자체처럼 굳건히 중국인들 마음 속에 새겨지고 있다.

최성자 논설위원 sjc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