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당 월60만원씩 받고 3명을 가르치고 있는데 한 명에 대해서만 신고할 생각입니다.” (개인과외 강사 문모씨) “월 150만원짜리 영어과외를 4개팀 하고 있는 데 고심 끝에 세금보다 과태료를 납부하는 게 낫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개인과외 강사 김모씨)8일부터 개인과외교습 소득신고제가 실시되지만 벌써부터 파행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이 제도는 재학중인 대학생과 대학원생을제외한 모든 개인과외 교습자가 과외로 버는 월 소득과 인적사항 교습내용을 관할 지역교육청에 자진신고토록 하고 이 소득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는 것.
그러나 과외교사와 학부모들 사이에서 신고를 회피하려는 갖가지 묘안이 나오면서 실효성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현재 개인과외 시장에나돌고 있는 탈ㆍ편법 사례는 축소ㆍ미신고 외에 학부모 대납, 학원생으로 위장 등록 등 다양하다.
월 100만원짜리 과외교습을 하고 있는 고모(34ㆍ서울 광진구 구의동)씨는 “신고는 하되 학부모가 세금을 대납해 주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월 80만원을 주고아들의 과외를 시키고 있는 주부 김모(42ㆍ서울 강남구 대치동)씨는 “과외교사가 세금을 대신 내주지 않으면 그만 두겠다고 해서 울며 겨자 먹기로 받아들였다”고 털어놓았고, 개인과외로 월 400만원을 버는 염모(34ㆍ서울 도봉구 창동)씨는 “알고 지내는 전문 과외교사 대부분이 학부모에게 세금대납을 요구해 해결했다”고 전했다.
개인과외 강사 이모(29)씨는“일부 학원에서는 개인교습을 위해 학원 강의실을 작게 개조하는 공사를 하거나 추진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앞으로 학원을 통한 고액의 개인과외교습이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다수 학부모와 과외 교사들은 단속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가 하면, ‘고액과외 억제를통한 사교육비 경감’이라는 당초 입법취지와 달리 오히려 과외비를 인상시키는 역효과가 생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3년째 개인과외 교습을 하고 있는 김모(30ㆍ서울 관악구 신림동)씨는 “고액과외는 비밀로 이뤄지는 게 대부분인 데 이들이 제대로 신고를 하겠느냐”며 “전문적인 개인과외 강사 대부분은 이 제도의 시행에 코웃음을 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분당에 사는 학부모황모(48)씨는 “초고액과외를 하는 교습자의 경우 소득원 노출을 꺼리고, 무엇보다 부유층 학부모는 신분노출을 꺼릴텐데 제대로 시행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교육인적자원부 관계자는 “현재 10만 여명으로 추정되는 개인과외 교습자 중 고액과외의 경우 신고를 하지 않거나 허위 신고할 경우 관계부처의 협조를 얻는 등모든 수단을 강구해 적발할 방침이지만 단속 인력이 부족해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기철기자
kimin@hk.co.kr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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