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25ㆍ이탈리아 페루자)과 이천수(20ㆍ고려대). 지금 축구계의 관심은2002년 한ㆍ일 월드컵축구대회의 기대주로 주목받는 두 선수의 거취문제에 집중돼 있다. 페루자로부터 완전이적 제의를 받은 안정환은 부산 아이콘스의완강한 반대에 진로가 불투명하고, 프랑스 이적을 겨냥하고 있는 이천수는 국내 프로 구단들의 집중적인 구애를 받고 있다.■안정환
안정환의 소속팀 부산 아이콘스는 페루자가 제안한 ‘100만달러에 완전이적’ 제의가 당초 ‘완전이적시210만달러 보장’의 약속을 위반한 처사라며 이적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부산구단은 조만간 곽동원 단장이 페루자의 가우치 구단주를 직접 방문, 이적 및 재임대를 논의할 계획이며 지난 6월말로 1년간 임대계약이 끝났으므로 앞으로 안정환의 매니지먼트사를 배제하고 구단이 직접 이적문제를 챙기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안정환은 5일 자신의 공식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다. 안정환은 부산 아이콘스가자신의 소유권을 고집할 경우 나머지 110만달러는 국내 복귀시 타 구단으로 이적하며 보전해주거나 후원자들의 모금을 통해 구단에 지급하겠다는 계획을갖고 있다.
특히 안정환은 “페루자는 임대선수의경우 완전 이적시 이적료와 연봉을 감안, 베스트로 기용하지 않고 가능성만 테스트 한다. 페루자에 임대된 마밍유(중국)따띠아(칠레) 기나주(아르헨티나)가 모두 적응에 실패, 귀국한 것이 좋은 예이다”며 완전이적을 요구한다.
또 “이미 임대시 계약금 40만달러를 포함하면 페루자가 제안한총이적료는 140만달러가 된다. 한국축구 사상 이런 조건은 처음이다”며 소속구단의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
축구인들도 2002년 월드컵을 위해서는 부산 아이콘스가 무조건 완전이적을 성사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희태 명지대 감독과 김주성MBC 해설위원은“한국선수가 유럽에 진출할 기회가 그렇게 쉽게 오겠냐”며 “아이콘스가 한국축구발전을 위해서라도 안정환의 이적을 적극 밀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일부 축구인들은 아이콘스의 완강한 방침은결국 안정환을 국내에 복귀시키겠다는 속셈이 아니냐는 의혹도 보내고 있다.
안정환의 재계약이 난항을 겪자 페루자는 그를 대체할 선수로 안젤로 하리테아스(21ㆍ그리스국가대표) 등의 영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대체선수가 페루자에 입단할 경우 안정환의 유럽 이적은 사실상 좌절된다.
■이천수
5일 열릴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사회는 사실상 ‘밀레니엄스타’ 이천수 때문에 소집되는 회의이다. 이사회는 신인선수 자유계약제 실시를 앞둔 프로축구에서 종전까지시행돼온 연고지명권의 기득권을 올해까지 인정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연고지명권은 프로구단이 지원하는 학교 졸업생(3개 고교 3명씩 9명, 1개 대학1명)을 영입할 수 있는 권리이다.
이천수는 안양 LG의 연고 학교인 인천 부평고 출신으로 지난 해 프로입단을 거부하고고려대에 입학했다. 따라서 안양 LG는 연고지명 기득권을 올 해까지 인정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연고고교와 올해까지 계약이 돼 있는상황에서 연고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법률 불소급의 원칙’에 위배된다며 기존의 연고지명선수들이 대학을 졸업하는2005년 2월까지 연고지명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이천수를 노리는 다른 구단은 자유계약제가 시행되는 마당에 연고지명권을 인정할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민국 고려대 감독에 따르면 이천수는 거의 전 구단과 접촉한 상황. 결국 5일의 이사회는 다수결에 의해 연고지명권을 인정하지않을 가능성이 높고 자유계약제의 첫 폐해사례로 기록될 수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자유계약제 실시 첫 해부터 구단간 과도한 스카우트 경쟁이시작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세부시행안을 마련하지 않고 자유계약제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바람에 스카우트 질서에 혼란을 불러일으킨 프로연맹의잘못도 크다.
하지만 이천수처럼 한 선수에 대한 과도한 경쟁은자연히 ‘이면계약’ 등 편법을 불러올 것이고 ‘제2의 김종부 파동’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구단의 대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게 축구계의 중론이다.
지난 주 끝난 대학축구대회서 최우수선수와 득점상(5골)을 거머쥔 이천수는 다음주프랑스로 건너가 명문 릴을 비롯한 2~3개 팀에서 입단테스트를 받는다. 입단테스트에 실패하면 미련없이 국내 프로팀에 입단할 계획이다.
유승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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