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경희대의료원, 삼성서울병원 등 종합병원의 수납창구가 2일 큰 혼잡을 빚었다.보건복지부의 개정 고시안에 따라 이날부터 병원진료비중 환자본인 부담금이 조정됐는데도 병원측이 충분한 사전홍보를 하지 않은데다 전산 프로그램도 바꾸지 않았기 때문이다.
평소 대기자가 70명 선이었던 서울대병원 내과 수납창구에는 환자들이 “진료비가 너무 많이 나왔다”며 거세게 항의, 한때 대기자가 200여명에 달해 수납대기시간이 1시간을 넘는 등 불편을 겪었다. 수납창구의 한 직원은 “환자들이 본인 부담금이 오른 사실을 몰라 일일이 설명하느라 종일 정신이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경희대의료원 등 다른 대학병원도 수납창구 대기시간이 평소보다 15~30분 길어졌으며, 기다리다 지친환자들의 짜증이 잇따라 터져 나왔다.
신촌세브란스 병원도 “진료비가 많이 나왔다”는 환자들의 불평이 쏟아지면서 오전 한때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병원 관계자들은 보건복지부가 갑자기 개정 고시안을 시행하면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불만을 터뜨렸다.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이전엔 영수증 한 장이면 충분했지만 이제는 예약영수증, 처방영수증, 검사별영수증을 따로 발급해야 한다”며 “새 시스템에 완전히적응하려면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병원은 종전엔 일률적으로 ‘진찰료 전액+진료비의 55%’를 환자 본인이 부담했으나 이날부터 진료비가2만5,000원 이하일 경우 요양급여비용총액의 65%를, 2만5,000원을 초과하면 ‘통합진찰료총액+(요양급여비용총액-통합진찰료총액)’의45%를 환자 본인이 부담해야했다.
한편 일부 동네의원들은 이날부터 환자본인 부담금을 진찰료 1만5,000원 이하면 3,000원을 받아야 하지만 복지부의 방침을 거부하기로 한 의사협회의 지시에 따라 종전대로 2,200원만 받는 등 불복운동에 돌입했다.
최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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