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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천성산 습지 죽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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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천성산 습지 죽어간다

입력
2001.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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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의 마구잡이식 개발과 환경부의 관리 소홀로 생태계 보고인 고층습지가 죽어가고 있다.세계적 희귀 고층습지인 경남 양산시 천성산 화엄벌 늪 근처에 불법 도로가 개설돼 관광객들이 자유로이 출입하고 있으며 철쭉제, 누드 사진대회 등 각종 행사까지 열려 이 지역 생태계가 크게 훼손된 사실이 2일 밝혀졌다.

천성산 해발 900㎙에 자리잡은 화엄벌 늪은 1999년에 발견된 국내 5번째 고층습지로 끈끈이주걱, 미꾸리낚시를 비롯한 200여종의 토종 희귀식물과 천연기념물인 참매 등이 서식하는 국내 최대 생태계 보고 중의 하나이다.

양산시가 건설한 길이 6㎞에 이르는 산림도로는 토지소유주인 내원사의 사전 동의도받지않은 불법 공사였으며, 이 도로를 통해 수많은 관광객이 화엄벌 늪을 다녀갔다. 도로폭도 임도 규정인 3~4㎙를 넘어 7~8㎙나 됐다.

5월에는 양산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철쭉제가 열려 폭죽을 쏘아올리고 샘터를 판다고 습지를 파헤쳤으며 수백 명이 짓밟고 다니는 바람에 상당 부분이 훼손된 것으로 드러났다.

녹색연합 서재철(徐載哲) 국장은 “습지 깊숙한 곳까지 병조각, 캔, 휴지 등의 쓰레기가 뒹굴고 있다”며 “수맥이 변해 습지로서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건조화가 진행 중이고 인근 내원사 계곡까지 오염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경부는 99년 발견 이후 지금까지 화엄벌 늪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지 않는 등 사실상 지자체의 마구잡이 개발을 부추겼다는 지적을 받고있다.

한편 녹색연합은 98년 자연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울산 정족산의 무제치 늪역시 타이어 자국이 발견되고 일부 관광객들이 희귀 식물을 마구 캐가는 등 관리 소홀로 생태계가 급속히 파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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