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요계 최고의 화제 인물은 역시 박진영입니다. 사단법인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에서그의 신보 ‘게임’ 의 노랫말이 청소년에게 섹스를 선동한다며 판매금지를 요청했고, 여기에 박진영이 언론사에 반박문을돌리면서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입니다.왜 한국일보는 박진영 논란을 다루지 않는지 의아해할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논란 이전에 박진영의 인터뷰 기사를 내보냈기 때문만은 물론 아닙니다.
전혀 새로운 것도, 달라질 것도 없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사실 박진영와 기윤실 사이의 논란은 이전 싸이나 박지윤 때와 너무도 흡사합니다.
음반이 한참 팔리고 있는 와중에 느닷없이 기윤실이 문제를 제기했고 가수는 반발했습니다.결론이 어떻게 나든 양측 모두 잃을 게 별로 없다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소모적 논란이 반복되는 것일까요. ‘대중문화유해론’ 과 ‘마케팅’ 이라는 두 단어가 떠오릅니다.
노래가 듣는 사람의 말과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검증되지 않은 주장으로 청소년 문제의원인을 대중문화에게서 찾으려는 기운실의 입장은 수 백년 반복되어 온 대중문화 유해론의 주장입니다.
고급문화는 인간의 정신을 정화하고 대중문화는인간을 타락시킨다는 것이죠.
반면 성적 표현을 노래한 가수들은 표현 수위의 문제는 논외로 하더라도, 그 의도가어느 정도는 상업적입니다.
성이 사람들에게 가장 쉽게 어필할 수 있는 소재이니까요. 표현의 자유를 억압에 대한 저항처럼 얘기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결과론적인 얘기입니다.
또 박진영의 경우 ‘노래를 통해 청소년에게 건전한 성의식을 심어주고 싶었다’ 고 했지만 ‘노래가 청소년을 타락시킨다’ 는 주장과 내용만 다르지 입장은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논란은 오히려 그와 그의 노래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작용만할 뿐입니다.
어느 편의 손을 들어줄 수도, 양측의 주장을 세세하게 전달해 소모적인 논란을재생산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너무 냉소적인 걸까요.
金知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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