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로 예정된 북한 고위 인사의 베트남 방문을 계기로 북한의 동남아 식량외교가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과의 관계개선이 지연됨으로써 서방의 식량지원이 지체될수도 있다는 자체 분석과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
정보당국은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이르면 다음주 중 캄보디아, 라오스, 베트남을 차례로 방문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캄보디아의 경우 김일성(金日成) 주석과 깊은 인연을 갖고 있는 시아누크국왕 때문에 성사된 것으로 보이지만, 쌀 수출국인 베트남 방문에서는 대북 식량지원 문제가 주의제로 다뤄질 것이 틀림없다.
한 당국자는 “베트남방문으로 식량 문제에 성과가 있을 경우 북한 관리들의 동남아행이 잦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올 하반기 북한외교의 방향을 가늠했다.
이 같은 전망은 올 상반기북한의 식량 작황이 악화함에 따라 활발해진 북한과 동남아 국가간 외교에서도 뒷받침 된다.
4월 김 주석 생일 행사에 참석한 베트남 정부 인사들은 북측에 쌀 5,000톤을 지원했고, 4월17일에는 최태복 당 비서가 베트남을 방문했었다.
5월에는 베트남 평화위원회 대표단이 평양을 방문했고,이 달에는 북한 여맹대표단이 태국과 라오스를 찾았다.
정부와 민간차원의 외교를 활발히 벌임으로써 관계증진을 모색하겠다는 북한의 의도를 읽을 수있다.
특히 북한의 식량외교 강화움직임은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태국 방문을 추진했다는데서 확연히 드러난다.
한 관측통은 “북측은 김 상임위원장의 베트남 방문에 맞춰 식량 수출국인 태국과 말레이시아 방문도 추진했으나 일정 조정 문제로 일단 연기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의 동남아 외교는대미 외교와도 밀접한 상관관계에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 당국자는“북한의 전체 식량외교는 역시 대미외교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며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이룰 경우 미국과 서방의 식량지원이 예상되는 만큼 동남아 식량외교의 폭과 깊이는 대미외교의 진전 여부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대북관계 개선에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온 부시 행정부가 북미협상의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북측은 염두에 둘 것으로 보인다.
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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