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유고 전범재판소(ICTY)는3일부터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 연방 대통령에 대한 예비 심리를 실시하는 등 본격적인 재판 절차에 들어간다.ICTY는 그를 기소하기는 했으나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과정이 복잡한데다 그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실제로 형이 확정되기까지 최소 2년은 걸릴 것으로 법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클로디 조르다 ICTY 재판장도 “밀로셰비치에 대한 재판이8~12개월 이후에야 착수될 수 있으며 또 재판 기간도 1년 이상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적용된 혐의는 코소보 내전 당시▦알바니아계 주민들의 강제추방 ▦반인도 범죄로서의 살인 ▦전쟁 규칙 또는 규범 위반으로서의 살인 ▦정치적, 인종적, 종교적 견지의 박해 등 네가지이지만 다른 혐의도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ICTY의 칼라 델 폰테 수석검사는 1992~95년 20만 명이 살해된 보스니아 및크로아티아 내전에서 발생한 범죄도 기소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또 기소대상자도 밀란 밀루티노비치 세르비아 대통령, 니콜라 사이노치비 전세르비아 부총리 등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하지만 그의 범죄 사실을 입증하는것이 쉬운 것은 아니다. 핵심 전범들이 인도되지 않았고 현장 접근도 어렵기 때문이다. 또 밀로셰비치의 서명이 있는 군사 명령이나, 직접적인 연관성을입증할 만한 증거도 없는 상태이다.
밀로셰비치는 “이번 재판은 세르비아인들을 위기로 몰아넣으려는 정치 서커스”라며 강력히 비난하는 등 민족 감정에자신의 구명을 호소하고 있다.
게다가 밀로셰비치 집권 동안 협력해온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의 떳떳하지 못한 입장도 단죄의 한계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1998년 이전에는 서방 지도자들이밀로셰비치를 발칸 지역의 안정화 세력으로서 협력했기 때문에 보스니아 내전 때의 범죄 혐의를 기소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주장이다.
변호인단도 미국영국 프랑스 등이 밀로셰비치를 권좌에 머물도록 하기 위해 맺은 밀약이나 협상 등을 공개함으로써 그가 ‘희생자’라는 점을 부각시킬 태세이다.
하지만 서방측은 이미 전범으로 기소된후 최고형이 선고된 전 크로아티아 장군 티호미르 블라스크치 등의 사례처럼 처벌을 낙관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지난달 29일 국제 공여국회의에서결정한 12억8,000만 달러의 지원도 유고가 계속 재판 과정에서 협력한다는 조건이었음을 강조, 경제 압박을 통한 처벌 강행이라는 고삐를 늦추지않고 있다.
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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