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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아동보호 지구촌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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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아동보호 지구촌 협력

입력
2001.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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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9월개최될 유엔 아동특별총회를 앞두고 5월 중국 북경에서 아태각료회의가 열린 데 이어 6월 미국 뉴욕에서 제3차 전체 준비위원회가 소집되었다.금년아동특별총회는 1990년 71개국 정상들이 모여 아동 보호 및 권리 신장을 위한 선언문과 행동 계획을 채택했던 세계정상회담과 연관된 것이다.

지난10년 동안의 성과를 점검하고, 국가별 결과 보고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10년 과제와 필요 조치에 대해 논의함으로써 21세기 아동보호의 비전과 방향을새롭게 정립한다는 데 의의가 크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올해 우리 나라는 제56차 유엔총회의 의장국으로 선정되었다. 한국 전쟁 후 UNICEF 수혜국이었던 우리 나라가 유엔가입 10년이 지난 지금 유엔분담금 세계 10위 수준의 기부국으로 선진국들과 대열을 나란히 하며 세계문제 해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회의는 이러한 위상 변화를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아동특별총회에서 우리 나라는 JUSCANZK라 명하는 이익단체그룹에 속해 있다.한국을 비롯해 일본, 미국, 스위스,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가 한 그룹으로 의견을 조율하고 행동을 지원해 나가야 한다.

지역별 상황과이해가 달라 입장 차이를 느꼈지만 사명의식을 갖고 마음을 열어 진지한 토론에 참여하는 데는 모두가 같았다.

각국은 해마다 아동 현황과 문제점, 대책을 다룬 국가 보고서를 작성하고, 5년에 한번씩 유엔 사무국에 제출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러한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통계나 자료가 매우 미흡함을 느낀다. 아동 고유의 지표는 아직 체계화돼 있지 못하고, 정보의 수집과 정리 분석, 정책 개발 등 작업에 구심점이되어 줄 총괄 기구가 설치돼 있지 않다.

현재 취학률은 교육인적자원부, 아동보건 실태는 보건복지부 등 부문별로 주관 부서가나누어져 있어 총괄적인 파악이 신속히 이루어지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아동보호에 관한 전담 기구를 운영하여 매년 아동백서를 편찬하고 아동실태를점검하며 보완책을 마련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우리 나라는 생존, 보건, 위생, 교육 등 전체적인 아동보호 환경이 크게 개선돼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대부분의 아이들이행복하지 못하다고 응답했다.

부모나 선생님으로부터 소외감을 느끼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기본적인 경제적, 물질적 요구의 충족도 중요하지만 정신적,감성적 만족을 높여줄 수 있는 관심과 사랑이 더 절실한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아동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동 포럼처럼 아동 발표의 장을 만들어 학교 폭력 등 자신들의 문제를 어떤 시각에서보고 있는지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여겨진다.

아울러 정보기술 발달에 대비한 아동보호의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 나라는 이번 회의에서 이 부분에 대해 중요성을 강조하며각국의 관심을 촉구해 2010년까지의 아동보호를 위한 행동계획에 반영시켰다.

인터넷 시대를 맞아 폭력적인 컴퓨터 게임, 포르노그래픽 웹사이트, 채팅을 이용한 청소년 성매매 등 부작용과 피해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OECD 보고서에 제시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인터넷 보급률이 23.2%, 광대역 인터넷 사용자수도 100명당 10명으로 30개 회원국 중 1위를 차지했다.

아동들의인터넷 접근 기회가 급속히 확대되는 추세를 인식하여 우려되는 문제들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미리 모색해야 할 것이다.

아동들은 대다수가 자신들의 권리를 스스로 주장하거나찾을 수 없으므로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어른들은 한때 모두 아동이었다.

아동의 미래는 우리모두의 미래다. 명확한 비전을 갖고 세계가 협력하여 아동보호정책을 펼쳐갈 때, 지구촌 아동들이 우리가 바라는 평화의 21세기를 이끌어갈 지도자로성장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경숙 숙명여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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