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과 계곡에는 잔재미가 있다. 깊은 물살에 몸을 맡겨 래프팅을 즐겨도 좋고,돌을 더듬어 다슬기를 잡는 맛도 괜찮다.많은 물줄기가 오염됐지만 여전히 맑음을 자랑하는 곳이 아직 많다. 물과 숲이 어우러진 계곡과 강을 소개한다.
■ 내린천(강원 홍천군 내면, 인제군 기린면)
내린천이란 이름에는 뭔가 사연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가장 단순한 방법으로 만든이름이다. 홍천군 내면과 인제군 기린면을 흐른다고 양 쪽에서 두 글자를 따서 내린천이라 했다.
내린천은 ‘강원도의힘’을 더욱 강하게 하는 명소. 병풍같은 기암괴석과 은빛 백사장, 자갈밭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맑은 물이 자랑이다.
양양군 서면 북령산에서 발원한 내린천은 홍천군 내면을 거쳐 인제군 기린면 현5리(일명 덕다리)에서 방태천과 만난다.
여기서부터 인제읍까지의 30리 구절양장 물길이 내린천 계곡으로 불린다. 계곡을끼고 곳곳에 유원지가 있다.
인제읍에서 31번 국도를 타고 현리쪽으로 6㎞쯤 달리다 보면 고사리를 만난다. 고사리는 산을 등진 강변마을이다.
낚시터겸 물놀이터로 잘 알려져 예로부터 민박을 치곤 했었는데 관광농원(033-461-1369)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약 3㎞를 더 남하하면 피아시유원지(462-2509)가있다. 굽이굽이 감도는 계류가 그만이다. 뙤약볕을 피할 수 있는 울창한 숲과 병풍같은 바위들이 도열해 있다.
■ 섬진강(전남 광양시, 구례군, 곡성군)
섬진강은 진안 마이산에서 발원한다. 총 길이 212.3㎞. 지리산 자락을 굽이굽이감돌아 남해로 흐른다.
고려 우왕 11년(1385)에 두꺼비의 울음 소리로 왜구를 격퇴했다 하여 두꺼비 섬(蟾)자를 붙여 섬진강이라 부르게 됐다.
청정하천인 섬진강에는 은어, 누치, 잉어 등이 많아 전국의 낚시꾼은 물론 일본의 낚시마니아까지 찾아와 즐긴다. 물가로 은빛 백사장이 한없이 펼쳐져있어 강변 피서지로 제격이다.
강변에 명소가 많다. 화엄사, 쌍계사, 천은사 등 이름있는 고찰은 물론 자동차로30여분 거리에 섬 전체가 관광지라는 남해도(군)가 있어 강수욕에 싫증이 나면 바닷바람을 쐬러 나갈 수도 있다.
푸른 빛이 감도는 재첩국의 맑은국물이 여흥을 더욱 돋군다. 문의 구례군 문화관광과 (061)780-2224
■ 주천강(강원 영월군 수주면)
평창군 태기산에서 발원해 무공해 청정지역만을 골라 흐르는 강. 영월읍에서 서강이되었다가 동강과 만나 남한강으로 이름을 바꾼다.
주천강의 아름다움을 대표적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은 수주면의 요선암. 수백 평에 이르는 너럭바위군락이다.
물에 씻겨 반짝반짝 빛나는 하얀 화강암들이 강의 한 쪽을 차지하고 있다. 넓은 것은 어른 20여 명이 앉아도 남을 정도.
깊게 패인골마다 강물이 고여 천연욕조가 됐다. 조선중기 평창과 강릉부사를 지낸 명필 봉래 양사언이 큰 바위에 ‘邀仙岩(요선암)’이라고 글을 새겼는데 그대로 이름이 됐다. 새벽 안개를머금은 요선암에선 정말로 신선을 만날 수 있을 듯하다.
요선암 옆의 절벽 위에는 요선정이 있다. 원래 암자가 있었던 자리에 정자를 지었다.신라시대에 만들어졌다는 마애석불(석가여래좌상)과 5층 석탑이 불교도량이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민박 외에는 특별한 숙박시설이 없다. 문의 영월군문화관광과 (033)370-2223.
■흥정계곡(강원 평창군 봉평면)
메밀꽃으로 존재를 알린 봉평은 사실 속살이 깊은 곳이다. 봉평의 속살 중에서특히 관심을 끌고 있는 곳이 아름다운 물줄기 흥정계곡(흥정천)이다.
흥정천은 회령봉(1,309㎙) 서쪽 기슭에서 발원하는평창강의 최상류다. 물이 맑은 것은 물론 한여름에도 섭씨 15도를 밑돌 정도로 차갑다. 차고 맑은 물에만 사는 천연기념물 열목어를 비롯해 송어,꺽지 등이 물속에서 뛰논다.
계곡은 가파르다가 넓어지기를 반복하며 10여㎞를 흐른다. 계곡 전체가 나무 터널로덮여있어 더위를 피하기에 그만이다.
과거에는 봉평 주민들만 이 곳에서 더위를 피했는데 이제 마을관리 휴양시설이 됐다. 7, 8월 일반에 개방된다.
어른은 2,000원, 아이들은 1,000원의 입장료를 내야 한다. 물론 열목어를 보호하기 위해 어로행위는 금지된다. 문의 봉평면사무소(033)330-2605글
권오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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