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세무조사는 1조원이넘는 탈루소득이나 5,000억원대의 추징세액으로 볼 때 단일 업종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로 꼽히고 있다.하지만 규모가 큰 탈세사건 일수록 최종결과는‘용두사미’끝나는 사례가 많았던 것이 사실. 천문학적 규모의 추징액이 불복절차를 거치면서 줄어들고 소송을 통해 다시 깎이는 일이 빈번했고 기소된기업 사주들은 대부분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단일 기업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탈세사건은 1999년 10월의 한진그룹 세무조사. 국세청은 당시 항공기 리베이트 수수과정 등에서 탈루소득 1조895억원을 찾아내고 5,416억원을추징해 사상 최고 탈루액과 추징액의 기록을 세웠다.
나중에 검찰은 조중훈(趙重勳) 한진그룹회장은 고령이라는 이유 등으로 기소유예 처분하고, 아들인 조양호(趙亮鎬) 대한항공회장과조수호(趙秀鎬) 한진해운 부회장만 기소했다.결국 조씨 형제는 법원에서 각각 징역3년에 집행유예 5년, 징역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고 자유의 몸이 됐다.
한진그룹 탈세사건 직전 보광그룹대주주이자 중앙일보사 사장이었던 홍석현(洪錫炫)씨 탈세사건이불거졌다. 보광그룹과 홍씨 일가는 262억원을 추징 당하고, 홍씨는 조세포탈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당시 중앙일보는 홍씨에 대한 구속이 비판적 논조로인한 탄압이라고 주장하며 정부와 갈등을 빚었다. 홍씨는 지난해 8월 대법원에서 징역3년에 집행유예 4년 및 벌금 30억원이 최종 확정됐다.
대기업의 탈세사건은 이전에도여러 차례 적발됐다. 국세청은 91년 정주영(鄭周永) 현대그룹회장 일가에 대한 주식이동조사를 실시, 1,361억원을 추징했다.
세무조사를 ‘정치적 탄압’이라고 주장하던 정회장은 행정소송을 제기, 2년 뒤에 추징당한 세금 중 1,200억원을 되찾았다.비슷한 시기에 현대상선은 법인세 불성실 신고가 문제돼 271억원을추징당했다. 법원은 정몽헌(鄭夢憲) 당시 현대상선 부회장에게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및 벌금120억원을 선고했다.
공기업 중에는 포항제철이93년 법인세 조사에서 730억원을 추징당한 것이 최대규모로 꼽힌다. 박태준(朴泰俊) 당시 회장은 이 과정에서 수뢰혐의가 포착됐으나 검찰의 공소취소라는 이례적인 형식으로 사면을 받았다.
93년카지노업체 탈세조사도 관심을 모았다. 파라다이스그룹과 카지노업계의 대부 전낙원(田樂園)씨 일가는 459억원을 추징당하고, 해외로 도피했던 전씨는 나중에 1심에서 법정구속되기도 했으나 항소심에서는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