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점 건물명 변경, 전산(IT)분야 외주 등을 두고 노조측과 팽팽한 대립을 벌여왔던 제일은행 경영진이 파격적인합의사항에 서명, 노조측에 일단 ‘백기’를 들었다. 하지만 노조측은 “합의사항 이행을 지켜보겠다”고 벼르고 있어 언제 다시 불씨가 되살아날 지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28일 금융계에 따르면 제일은행 노사는 27일 본점 건물명 변경 및 IT사업 외주 추진을 전면 백지화하고 노조의사전 동의 없이는 외부 인사를 영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합의문에 서명했다.
이색적인 합의 사항은 외국임원과의 각종 회의 및 브리핑 시 통역사를 반드시 참가시키도록 한 것. 특히 영어구사력이 인사이동이나 승진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사측은 또 “직원들에게도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을 부여하라”는 노조의요구에 대해 직원이익배분제 등을 단계적으로 도입키로 약속했다. 호리에 행장은 오는 2일 행내방송을 통해 노사 합의사항을 발표하고 그동안의 노사갈등에대해 공식 사과할 예정이다.
노조측은 “받을 것은 대부분 받아냈다”며 자축하면서도 이행 여부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이다.노조 관계자는 “경영진이 급여계좌 조차 제일은행에 개설하지 않는 등 직원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며 “인간경영과 투명경영 두 가지 항목으로 합의사항을 만들었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그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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