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언론사와 사주 등의 검찰고발을 하루 앞둔 28일 국세청엔 ‘폭풍전야’의 긴장감이 감돌았다.언론사 세무조사를 담당한 서울지방 국세청 조사 1~4국이 위치한 청사 7층과 5층, 3층에는 밤 늦도록 불이 환하게 켜진 채 마무리 철야작업으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주요 간부의 사무실이 평소와 달리 하루 종일 문이 굳게 잠긴 채 외부와의 전화연락마저 철저히 차단된 것도 비장한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세무조사를 총지휘해 온 핵심 간부들은 ‘결전의 날’을 앞두고 하루 종일 긴박하게 움직였다.
안정남(安正男) 국세청장은 이날 오전 10시 청와대에서 열린 공공부문 혁신대회에 참석한 뒤 11시20분께 청사로 돌아와 14층 청장실에서 손영래(孫永來) 서울지방 국세청장으로부터 검찰고발과 관련된 보고를 받고 마무리 사항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안청장은 “사안이 사안인만큼 조그마한 실수라도 있어서는 안 된다”며 해당 언론사와 언론사주에 대한 법률적용에 문제가 없는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도록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이어 안청장과 손청장은 외부의 눈을 피해 청사 지하 3층에 있는 간부식당에서 서울청 조사국담당 국장들과 점심을 함께 하며 그간의 노력을 격려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또 서울청 1~4국장들은 오전, 오후 수시로 손청장의 호출을 받고 청장실로 올라가 회의를 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한 조사담당 직원은 “일부에선 언론에 재갈을 물리기 위한 의도적인 세무조사라는 의혹을 계속해서 제기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직원들이 법과 원칙에 의해 한 점 부끄럼 없이 조사에 임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며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철저하게 준비했고 증빙서류가 충분하기 때문에 법 적용과정에서 뒤집히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국세청이 29일 기자회견에서 공개할 검찰고발 관련 자료는 500쪽짜리 책 4권에 무려 2,000페이지 분량. 보도용으로 이를 간략히 요약한 자료만도 무려 50쪽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방대한 양으로만 봐도 이번 세무조사에 대한 국세청 담당자들의 치밀한 준비태세를 읽을 수 있다.
한편 29일의 기자회견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KBS MBC SBS 방송3사가 오전 11시부터 발표실황을 생중계할 예정이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