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취할 경우 알레르기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공업용 유전자재조합(GMO) 옥수수 전분(澱粉)이 베이킹파우더, 식용유 등 식품으로 대량 제조돼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드러났다.식품의 원료로 쓰인 공업용 GMO옥수수 전분 등은 최소4,000여톤에 이르고, 보건당국은 이들 식품 대부분이 이미 판매된 뒤에야 단속에 나선 것으로 밝혀져 큰 파장이 예상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공업용으로 수입된 옥수수로 전분을제조한 뒤 일부를 식품으로 제조, 판매한 대형 옥수수 제분, 가공업소 5곳을 적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적발된 업체는 ㈜두산CPK 인천공장과 이천공장,㈜신동방, ㈜삼양제넥스, 대상㈜ 등이다. 식약청은 관할 시ㆍ군ㆍ구를 통해 식품위생법 위반혐의로 이들 업체에 행정처분 등을 내리기로 했다.
식약청은 이들 업체가 수입하려던 옥수수에 미국에서 사료용ㆍ공업용으로만 사용승인된 유전자재조합(GMO) 옥수수 `스타링크'가 섞여있어 식용으로의 수입을 불허했으나 올 2월 이들 업체가 제지 또는 접착제 제조 등 공업용으로 용도 변경해 14만1,372톤을 통관했다고 밝혔다.
통관된 옥수수중 스타링크가 섞인 식용전분 34.4톤과옥수수 부산품인 배아 4,061톤이 식용류 제조 원료로 판매됐다.
식약청은 스타링크에는 단백질 Cry9C가 함유돼 소화장애나알러지를 유발할 수 있지만 전분 등의 제조 과정에서 Cry9C가 물에 용해ㆍ제거된다고 밝혔다.
또 공업용 전분으로 생산돼 유통중인 옥수수전분24건과 옥수수기름 17건을 수거, 검사한 결과 Cry9C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식약청은 덧붙였다. 최석영(崔錫永) 식약청 중앙기동단속반 서기관은“안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공업용과 식용을 철저히분리, 관리해야 할 대기업이 이를 소홀히 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비자단체 등은 인체에 해를 미칠 수 있는 공업용전분으로 식품을 만든 것은 ‘범죄행위’라고 주장, 책임자 처벌과 근본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한편 해당업체들은 식약청의 적발 내용에 대해 “인체에는 해가 없다”면서 “재발 방지에 노력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신동방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아직 GMO농산물의 유해성이 검증되지 않은 이 기회에 명확한 기준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사용어 - 스타링크
프랑스와 독일 합작 화학회사의 미국내 자회사 아벤티스사가병충해 내성을 강화시켜 개발한 옥수수품종. 하지만 스타링크에 포함된 단백질 Cry9C가 소화장애와 알러지를 일으킬 우려가 있어 미 환경청(EPA)은1998년 식용으로는 인정하지 않고 사료용과 공업용으로만 승인했다.
아벤티스사는 지난해 10월 스타링크에 대한 추가 안전성 자료를 첨부, 식용사용 승인을 요청했으나 불허됐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가공과정에서 스타링크가 유입되지 않도록 감시활동을 펴고 있으며, 지난해 10월에는켈로그사의 콘 프레이크 공장을 잠정폐쇄하고 옥수수 분말을 사용한 미션푸드사의 제품을 회수했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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