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7일 주요 단기금리를또다시 0.25% 포인트 인하했다.시중 은행간의 하루짜리초단기 콜자금 거래에 적용되는 연방기금(FF) 금리는 종전의 연 4%에서 3.75%로 내리고 FRB가 시중은행에 자금을 방출할 때 물리는 재할인 금리는연 3.5%에서 3.25%로 낮췄다.
올해 들어 여섯 번째인 이번 금리인하로 미 금리는 모두 2.75% 포인트가 내려 7년여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FRB는 금리 인하폭이 전문가들이 당초 예상했던 0.5%에 못 미친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으나 금융 전문가들은 경제가 취약하기는 하지만 0.5%까지 내려야 할 정도는 아니며, 머지않아 경제가 회복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FRB는 성명에서 “기업의 수익성 악화및 자본지출 감소, 소비 증가의 약세, 성장률 저조 등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경기 침체를 경고했다. 또 금리 인하 폭이 소폭에 그친 데에는아직 물가상승 압력이 크지 않지만 FRB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음을 드러낸 것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FRB내에서는 경기침체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신중파와 상황이 그리 심각하지 않으며 금리를 너무 내리면 내년에 물가 상승 압력을 피하기 어렵다는 낙관파 사이에 격론이 벌어져 0.25%로 절충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금리 인하 발표 직후 쏟아진 실망 매물로 내림세를 보였던 주가는 폐장 무렵 낙폭을 대부분되찾았다.
향후 미 경제 전망에대해 FRB는 “장기적인 생산성 증가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고 했지만 경기 회복 여부에 대해서는 분명한 언급을 피했다. 무엇보다 소비 부분은 상대적으로 회복 조짐이 있지만 기업 부분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다.
26일 발표된 6월 소비자신뢰지수와 신규 주택 수요는 전달에 비해 개선됐지만 기업의수익성과 자본지출은 여전히 별다른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시장 일부에서는 “FRB가 금리를 0.25% 인하한 것은 경기 반등 시점이 올 연말께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는 것을 뜻하며, 이에 따라 너무 과도한 금리 인하를 우려하고 있는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이날 FRB가 금리인하를 통해 가계의 소비지출을 유지하는 단기처방으로 당장의 경기 침체는 피해갈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더욱 위험한 침체를 불러올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FRB는 미 경제에대한 최대 위협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아닌 경기부진이라고 지적, 경제 상황이 더욱 악화한다면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용의가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8월21일의 차기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또 한 차례의 금리 인하가 예상된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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