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보수냐, 제3의 길이냐’지난 7일 총선에서 참패한 영국 보수당의 차기 당권 경쟁이 노선 대결 양상으로치닫고 있다.
보수당 재건의 책임을 진 차기 총재에 대한 선거는 현재 마이클 포틸로 전국방부 장관과 케네스 클라크 전 재무부 장관의 2파전으로 압축된 상태다.
2명의 결선 후보를 가리는 의원 투표에서는 포틸로가 유리하지만 35만명에달하는 당원 결선 투표에서는 케네스가 우세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등 벌써부터 혼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클라크 전 장관은 ‘중도우파 노선으로의 회귀’ ‘유로화 가입 반대 철회’ 등 당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를 공약으로 내걸며 선거전에 불을 붙였다. 이에 따라 이번 당권경쟁의 결과는 토니 블레어 노동당정권의 정책은 물론 유럽 전체 보수 정당의 노선에도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클라크 전 장관은 26일 출사표를 던지며 “보수당은이제 유로가입 문제 등 유럽에 관한 논의에 종지부를 찍고 보건과 주택, 감세정책 등 국민적 관심사에 눈길을 돌려야한다“고 선언했다.
대표적 개혁파인 클라크는 “보수당은 실체도 불분명한유럽 초거대 국가(유럽연합) 탄생에 안절부절 하지 못했다”고 지적한 뒤 ▦유로가입찬성 ▦유럽 신속대응군 창설 찬성 등 전향적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 앞서 마이클 포틸로 전 국방장관은 13일 “당이변하지 않으면 우리는 다음 선거에서 더 큰 낭패를 볼 게 분명한 만큼 보통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뒤 출마를 선언했다.
포틸로는 유로가입 반대 입장을 견지하는 등 보수당의 기존 정책에 충실한 입장이지만, 보건 문제 등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이같이 보수당에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자 일부에서는 보수당도 총재 선거를전후해 노동당처럼 중도노선으로의 변화를 시도, 자본주의도 사회주의도 아닌 제3의 길로 들어서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는 ‘보수당 총재 후보들이 변화를 강조하고 있을 뿐, 유로가입 문제나 공공 서비스 문제에 대해 뚜렷한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재기를 위해서는 노동당과 대비되는 정책을 먼저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지적했다.
이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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