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베이징(北京)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사무소에서 농성중인 장길수(17) 군 가족 한국행 문제와 관련, 일단 구체적인 결정을 유보한 채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이 27일 밝혔다.이들은 중국 외교부가길수 군 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6일에 이어 27일에도 UNHCR측과 접촉을 했다고 전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콜린 미첼 UNHCR 베이징 대표는 기자들에게 “길수 군 가족을 북한으로 돌려보낼 계획은 없다”며 “중국측과 현재 협상 중”이라고 말했다.
소식통들은 또 현재까지북한과 중국과의 접촉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홍순영(洪淳暎)주중 한국대사는 이날 “한국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중국 외교부 및 당 대외 연락부에 면담을 요청해 놓은 상태”라며 “중국측의 반응이 아직까지없다”고 밝혔다.
한국 대사관의 한관계자는 “길수 군 가족의 최종행로는 중국 정부가 결정하는 만큼, 좀더 시간을 갖고 기다려봐야 할 것”이라며 “황장엽(黃長燁) 전 노동당 비서 사건을 유추해 분석하면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씨사건 때도 중국은 정치적 망명을 인정하지 않고 제 3국 추방 형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한편 길수 군 가족은이날도 UNHCR 사무소에서 난민지위 인정과 한국행을 요구하며 농성을 하고 있으며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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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국추방후 한국行' 정부 대비책 추진
정부는 27일 길수 가족의 한국행 문제와 관련,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이 이들을 난민으로 판정한 만큼 길수 가족의 의사가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을 중국측에 거듭 전달하는 등 한국행 관철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다.
정부는 우선 중국 정부가 길수 가족에게 난민지위를 부여하도록 설득하는 한편 중국정부가 길수 가족들을 일단 제3국으로 보낸 뒤 한국에 오도록 하는 방안을 채택할 가능성에도 대비, 대책을 마련 중이다.
정부는 또 국제 사회의관심과 2008년 올림픽 유치를 앞둔 중국 상황 등 주변여건이 이 문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비교적 단기간 내 문제를 매듭짓는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날 외교부 추규호(秋圭昊) 아태국장을 반장으로 하는 대책반을 외교부 내에 설치하고, 농성 중인 길수 가족에게 음식물 제공 등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사를 UNHCR측에 전달했다.
정부는 또 이날 이임 인사차 최성홍(崔成弘) 외교부 차관을 찾은 우다웨이(武大衛) 주한 중국대사에게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달했다.
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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