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贊 "국적보다 브랜드 경쟁력이 우선"1980년대 우리 사회를 휩쓸던 이슈의 하나가 매판 자본 철폐였다. 당시 외국자본이면 무조건 국부 유출이라며 비판적으로 바라보았다. 그러나 1990년대말 IMF 체제에 들어서면서 외국자본은 우리 경제를 구해줄 구세주인 것처럼 여겨지는 등 시각이 정반대로 바뀌기도 했다.
외국 자본에 대해서는 무조건 좋다 나쁘다하는 시각보다는 국가 경제에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따져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디지털 경제의 대표적 패러다임의 하나가 세계화(Globalization)이다. 세계화를 하기 위해서는 외국 자본이 유입이 되어야하고, 반대로 국내 자본이 외국으로 뻗어 한국 기업이 외국에서도 자리잡고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수 있어야 한다, 상품과 서비스가 자유롭게 이동하듯이 자본 흐름도 자유로워져야 한다.
예를 들어 말레이지아에 진출한 삼성과 한국에 들어온 소니가 우리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가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 다국적 기업 소니는 더 이상 일본 기업이 아닐 뿐더러, 미국인들은 아예 미국 기업으로 인식하고 있다.
기업에게는 이제 국적(Origin)이중요하지 않다. 브랜드 경쟁력이 중요할 뿐, 기업의 국적이나 자본 구조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를 따지는 분위기가 아닌 것이다.
물론 무차별적인 외자 유입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국내 고용 창출, 선진 경영 기법의도입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 국민감정을 앞세워 외국 자본을 국부유출이라며 무조건 폄하하거나 근시안적인 미봉책으로서 이용하려는 발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조성호 발텍코리아 대표(경영학 박사)
■反 "국가 이익 관점서 적절히 제어를"
IMF 외환위기 이후 급격한 자본자유화 조치로 인한 구조적 문제는 심각하다.
우선 외국자본이 단기차익을 노리는 증권투자와 인수ㆍ합병(M&A)을 중심으로 이뤄져 생산이나 고용 창출에 거의 기여하지 못했으며, 우량은행등 한국의 간판 기업과 기간산업이 외국인의 손에 넘어가면서 국민경제의 자율성이 저해되고 대외 종속성이 심화했다.
또 외국자본의 자유로운 유출입으로국민경제의 불안정성이 증폭되고 거시경제정책의 자율성이 크게 침해됐다. 마지막으로 나라 전체가 투기장화하는 이른바 카지노 자본주의가 판치고,미국식 주주자본주의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노사간의 갈등이 더욱 심각해지는 부작용까지 낳고 있다.
지금은 국내저축이 국내투자를 상회하고 200조원 이상의 시중 여유자금이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외국자본에 대한 맹신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각종 우대조건을 주는 ‘바닥으로의 경쟁(race to the bottom)’을 하고 있다. 5,000억원에 매각하고 17조원을 부담한 제일은행 매각은 그렇다쳐도, 20조원 가까운 채무를 탕감해주면서 대우자동차의 GM 매각을 애걸하는 이유는 뭔가.
개방경제하에서 외국자본은 인정해야 하지만, 국가 이익의 관점에서자주적이고 민주적으로 제어돼야 한다.
이를 위해 단기적 투기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억제하고 금융업을 비롯한 국내 기간산업과 문화산업 등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규제해야 한다. 또외국 자본에 일정한 의무를 부과하고, 국내자본의 해외 도피와 역도입을 막는 장치도 강구해야 한다.
박진도 충남대 경제학과교수, 대안연대회의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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