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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稅감면 결국 국민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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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稅감면 결국 국민부담

입력
2001.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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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춘추시대 송나라에‘저공(狙公)’ 이라는 사람이 있었다.저공은 원숭이를 키우고 있었는데 원숭이들이 “주인님이 도토리를 아침에3개, 저녁에 4개 줘서 배고프다”고 불평했다.원숭이들의 항의에 저공이 “이제부터 아침에 4개,저녁에 3개 주겠다”고 대답하자 원숭이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똑똑한 사람이 간사한 꾀로 어리석은 사람을 농락한다는 뜻인‘조삼모사(朝三暮四)’라는 고사에 얽힌 일화이다.

그런데 요즘에도 ‘조삼모사’같은 일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정치권의 최대 관심은 단연 공적자금이다.

여당과 야당 모두 국회가 열릴 때마다 “정부가 130조원이 넘는 국민의 혈세가 들어간 공적자금을 물쓰듯 낭비하고 있다”고 정부를 질타하며 엄격한 관리를 요구하고 있다.옳은 지적이다.

그러나“국민의 혈세를 낭비하지 말라”는 정치권이 또 다른 한편에서는 정부에 각종 명목의 세금감면을 요구하고 있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지역개발, 서민금융기관 보호, 서민생활안정 등을 이유로 정치권이 들이민 감세요구가 10여건을 넘고 있다.

공적자금이 눈에 보이는‘양(陽)의 혈세’ 라면,세금감면은 눈에 보이지 않는‘음(陰)의 혈세’이다.

정치권 주장대로 공적자금이 부실 금융기관을 살리기 위해 국민들이 부담하는 혈세라면,세금감면 역시 감세혜택을 받는 누군가를 위해 국민들이 부족한 세금을 메워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로 조삼모사의 이치이다.

정부는 정치권의 무리한 요구에 대해 손가락질을 하지만 따지고 보면 자업자득이다. 부동산경기부양,고수익펀드 신설 등의 명분을 내걸고 세금감면의 조치를 남발한 것은 바로 정부 자신이기 때문이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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