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평선] 북방 4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 북방 4도

입력
2001.06.26 00:00
0 0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동쪽과 러시아 캄차카 반도 사이오호츠크해에 여러 개의 섬들이 마치 징검다리처럼 한 줄로 길게 떠 있다.이 가운데 홋카이도 쪽으로 치우쳐 있는 4개의 섬을 일본은 ‘북방영토’ 또는 ‘북방 4도’라부른다.

하보마이(齒舞) 구나시리(國後) 시코탄(色丹) 에토로후(擇捉)가 그 이름들이다. 그러나 이 섬을 지배하고 있는 러시아는 쿠릴열도 남쪽이라 해서 ‘남쿠릴 열도’라 부른다. 물론 개별 섬 이름도 러시아 식이다.

■북방영토란 말에는 일본인들의 영토회복 비원이 배어 있다. 태평양전쟁에 패하기 전까지 일본 영토이던 이 섬들을 러시아가 50년이 넘도록 되돌려주지 않고 있는 것이다.

패전 후 그섬에서 쫓겨난 사람들은 홋카이도 동쪽 해안지방에 모여 살면서 고향으로 돌아갈 날을 고대하고 있다.

소련 붕괴 이후 명절 때면 건너가 성묘도 할수 있게 됐지만, 그 전에는 그저 바라만 볼 뿐이었다. 해안에 서면 하보마이와 구나시리 섬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1951년 미군정에서 독립한일본과 미국과의 평화조약(샌프란시스코 조약)에서 미국이 이 섬들을 소련령으로 인정하자, 일본은 소련을 상대로 반환교섭을 시작한다.

교섭초기 흐루시초프공산당 서기장이 하보마이 시코탄 두 섬 반환 의사를 밝히자, 이에 고무된 일본은 4개섬 일괄반환을 국책으로 정했다.

그 때문에 소련과 일본은 평화조약도맺지 못하고, 공동선언으로 만족해야 했다. 지금도 러시아는 2개섬 반환약속은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한러 어업위 합의에 근거한 한국의 4개 섬 해역 조업권에 대해 일본이 분쟁해역이라는 이유로 “조업을 강행하면보복하겠다”고 우리 정부를 윽박지르고 있다.

일본측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의 조업을 못하게 하겠다는것이다. 남에게 넘어간 옥토를 가는 소작인 꼴이 보기 싫은 것은 인지상정이다.

한국이 일본의 잃어버린 문전옥답을 빌려 경작하는 것임에는 틀림 없으나,법적으로는 아무 잘못이 없다. 세태를 야속해 하는 것은 자유지만 보복행위는 파울이다.

문창재 수석논설위원 cjmoon@hk.co.k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