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군 수뇌부 골프 파문의 해법을 경질이 아닌 자숙과 분발로 잡는 분위기다. 청와대는 조영길(曺永吉) 합참의장의 자진 사퇴론을 제기한 민주당 박상규(朴尙奎) 사무총장의 언급을 ‘흐름에 맞지 않는 얘기’라고 평가절하 하면서까지 경질론을 일축했다.청와대가 공식적으로 이를 밝힌 것은 아니지만 내부적으로 군의 대응이 적절했고 조합참의장도 경질될 정도의 잘못을 한 게 아니라는 입장을 정리해 놓고 있다.
청와대가 경질하지 않는 쪽으로가닥을 잡은 또 다른 이유는 군의 사기, 정국 전체의 흐름도 고려한 듯 하다.
청와대는 우선 비판의 표적이된 ‘조 합참의장의 골프 후 공관 퇴근’에 대해 “일반인의 정서로는 논란이 있을수 있으나 군 작전상 별 문제가 없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비무장 상선 때문에 합참의장이 상황을 지휘하는 전군 비상태세에 돌입할 필요가 없고 과도한 대응은 오히려 대외적으로 군을왜소하게 비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군의 사기도 청와대의 판단에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전시(戰時)도 아닌 상황에서 골프를 이유로군 최고지휘관을 교체한다는 것은 군 전체를 의기소침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박준영(朴晙瑩) 대변인 등 고위관계자들은 “군 장성 한명을 키우는 데 공력이 얼마나 들어가느냐”면서 “정치적 해석이나 상식적 판단에 근거한 경질론은 군의 안보능력을 저해하는 발상”이라고 말했다.
여야대립, 언론사 세무조사등으로 얽혀있는 국면도 또 다른 차원의 고려 변수인 듯 하다. 팽팽한 대립구도 속에서 고위직 인사들을 교체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는 무기력증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저변에 깔려있다고 볼 수 있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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