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에 접어 들었다. ‘비 오는 날 멋쟁이가 진짜 멋쟁이’라는 말도 있지만장마철은 평소보다 옷 입기가 힘든 게 사실이다.지루하게 주룩주룩 내리는 비에 바지 단이 젖는 것이나 아무리 조심해 걸어도 종아리에남는 흙탕물 자국은 어쩔 수 없다고 치자.
하지만 유행 경향을 염두에 두고 잘만 입으면 오히려 평소 보다 더 돋보일 수 있다. 눅눅하고 축축한공기로 인해 처진 기분까지 바꿔 놓을 수도 있다.
■여성은 짧고 화사하게
장마철 여성복 입기의 기본 요령은 짧은 길이, 화사한 색상, 그리고 건조가 잘되는 소재다. 요즘 유행하는 아이템 중에서는 버뮤다 팬츠와 소매 없는 셔츠, 무릎 길이의 민소매 원피스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할 만하다.
전통적으로장마철 인기 아이템인 레인 코트는 올 시즌에는 입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은 듯. 대신 방수 처리된 비닐 점퍼가 인기다.
버뮤다 팬츠는 무릎 바로 위 길이라 우중에 많이 돌아다니는 날 특히 좋다. 화이트,아쿠아 블루 등 전통적인 여름 색상보다는 오렌지, 빨강, 자주 등 밝고 경쾌한 색이 산뜻해 보이는데 효과적이다. 소재는 가볍고 구겨지지 않으며젖어도 빨리 마르는 폴리에스테르나 합성 소재가 좋다.
소매 없는 셔츠 역시 연두, 노랑, 하늘색 등 밝고 산뜻한 느낌의 색상이 좋다.이때 바지는 검정이나 감색 등 어두운 색으로 맞춰 입으면 멋과 실용성을 모두 살릴 수 있다.
위 아래 모두 환한 색을 입는 것보다 단정하고 세련되어보이며 시선을 위로 끌어올려 비로 인한 얼룩을 덜 보이게 하기 때문. 셔츠는 칼라가 있는 것보다는 라운드 스타일이 편하고 보기에도 깔끔하다.
무릎 길이의 민소매 원피스는 몸에 달라 붙지 않는 넉넉한 실루엣이 여러모로 실용적이다.에어컨 바람이 강한 사무실이나 해 지고 쌀쌀할 때를 대비하려면 짧은 니트 카디건 정도가 적당하다.
장마철의 우중충한 분위기를 더하는 어둡고 탁한색보다는 빨강이나 진한 하늘색 등 강한 색이 좋다. 평소에는 튈지도 모르지만 비오는 날은 입은 사람을 경쾌하게 보이도록 만들어 준다.
옷과 더불어 장마철에 특히 신경써야 할 부분은 물에 가장 많이 닿는 신발. 평소신던 가죽 구두는 비에 젖으면 모양이 변하므로 되도록 신지 않는다.
구두가 젖었을 때는 마른 헝겊으로 물기를 닦은 다음 신문지를 구겨 넣어 모양을잡아 바람이 통하는 그늘에서 말린다.
샌들을 신을 때는 스타킹은 절대 금물이다. 스타킹이 젖었다 마르면 얼룩덜룩해져 보기에도 안 좋고 냄새까지날 수 있다.
■남성은 밝고 산뜻하게
장마철은 여성보다 남성들, 특히 옷차림에 대한 관습적 제약이 강한 직장인들이더 고역이다. 벤처 기업 등 극소수를 제외하면 아직도 대다수의 직장 남성들에게 짧은 바지는 입을 수 없는 아이템이고 캐주얼보다는 정장을 입어야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자칫 관리를 소홀히 하다 보면 ‘여름 옷은 한 철’이라는 말을 실감하게된다.
옷 입기의 기본 요령은 여성복과 대동소이하다. 마에스트로 고기예 실장은 “밝고산뜻한 색상으로 가볍고 단순하게 입는 것이 중요하다.
소재는 비에 젖으면 옷이 상하는 마, 모, 실크를 피하고 통풍과청량감이 뛰어난 폴리에스터가 가장 좋다”고 조언한다. 벽돌색 계열이 비오는 날 은근히 눈길을끈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입는 회색이나 감색 계열은 밝은 회색, 푸른 빛이 도는 회색 등이 좋다. 베이지도 산뜻해 보이기는 하지만, 쉽게 더러워지므로외근이 많은 직장인은 피하는 편이 낫다.
셔츠는 겉옷과 동색 계열로 하되 한 톤 밝은 것이 어울리고 흰 셔츠를 입을 경우에는 강렬한 단색 넥타이로포인트를 준다.
타이를 매지 않아도 되는 비즈니스 캐주얼 정장이라면 안감이 없는 폴리에스테르재킷을 입어보자. 가볍고 구김이 적어 그만이다. 재킷 안에는 잔잔한 체크나 가는 세로줄 남방이나 리넨과 아크릴 혼방의 니트 셔츠 정도가 괜찮다.
정장은 평소에도 그렇지만 장마철에는 특히 집에 돌아오자마자 반드시 손질을 해서걸어두도록 한다.
퉁풍이 잘 되는 그늘에서 완전히 말린 다음 흙이나 먼지를 털어내지 않으면 오래 입을 수 없다. 비에 옷이 상하기 쉬우므로 최소한한 벌 이상을 갖추어 두고 번갈아 가면서 입는 것도 정장을 잘 입는 한 방법이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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