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학년도부터 고교 평준화가 확대 실시되는 경기 수원, 성남, 고양, 부천,안양권(안양 군포 의왕) 등 수도권 5개 지역의 학교배정 방식과 평준화 비적용학교 지정을 둘러싼 교육당국과 학교, 주민들간의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경기도 교육청은 지난 15일부터 성남시를 시작으로 5개 지역을 순회하며 학부모협의회와 고입제도 자문위원회 등을 참석시킨 가운데 공청회를 가졌으나이견해소에는 사실상 실패했다.
▼수원 20일 열린 수원지역 고입평준화 공청회에서 도 교육청이 제시한 학교배정 방식(1차 70%선발, 2차30% 선발)에 대한 토론자들의 찬반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토론자로 나섰던 숙지중 김병훈 교사는 “경기교육청의평준화 시안은 학교 서열화 문제를 그대로 안고 있는 사실상의 비평준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수원북중 이병국 교사는 “전원을한번에 배정하는 종전 방식보다 2단계로 나누어 배정하는 방법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이 긍정적으로 나타났다”며도교육청 시안에 대해 지지입장을 밝혔다.
▼성남 성남지역의 최대 이슈는 통학이 불편하거나 교육여건이 열악해 학교별로 학생을 모집했던 일부 특수지 고교의 존폐 문제.
특수지 고교의 경우 평준화 대상에 포함되지 못하면 진학 기피에 따른 학생수 감소 등으로 교육 여건이 더욱 열악해지기 때문이다.
이 지역 ‘특수지 고교 해제를 위한대책위원회’(위원장 유진숙·48·여)는 “분당 신도시가 들어선 이후 교통 여건이 좋아져 특수지 고교가 존재할 이유가 없는데도 20년이 넘도록 특수지 고교를 해제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도 교육청안에 반발했다.
반면 신도시 학부모들은 “이왕이면 교육여건이 좋은곳으로 아이들을 보내고 싶은 것이 부모 심정”이라며 “도로 사정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버스노선도 없고 통학버스도 없는 곳에 아이들을 보낼수 없다”며 일부 학교의 특수지 고교 잔류를 주장했다.
▼안양권 안양권의 사정도 성남지역과 비슷하다. 두개의 특수지 고교가 있는 의왕지역 학부모들은 “특정학교를 평준화에서 제외할 경우 ‘3류고’ 멍에를 벗어날 수 없다”며평준화를 요구하며 도교육청 정문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특수지 고교 이모교장도 “일부 학교를 비평준화 고교로남겨둔다면 고교평준화 도입 취지를 무색케 하는 것”이라며 전면 평준화를 요구했다.
▼고양도 교육청은 관산동 벽제고교와 삼송동 고양종고 등 2개 고교를 특수목적고(외국어고) 지정신청을 했거나실업계 고교 성격이 강하다는 이유로 평준화 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그럴 경우 고양 동ㆍ북부지역은 평준화 적용 인문계 고교가 단 한 곳도 없게돼 이 지역 600여명의 학생들이 교통 불편을 감수하며 원당 화정 등 덕양구 지역 내 다른 고교로 진학해야 할 처지다.
이 지역 학부모들은 일반계 고교를 신설하거나 고양종고를 평준화 지역으로편입시켜 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교육청은 고개를 내젓고 있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평준화 비적용 학교를 최소화한다는 것이 기본입장”이라며 “주민 여론조사와 공청회 등에서 나온 의견을 감안해 내달 중 최종 입시안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송두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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