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의 금융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 가구당 평균 금융기관 부채가 2,000만원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2일 한국은행이 낸 ‘1ㆍ4분기 가계신용(부채) 동향’에 따르면 올 3월말 현재 개인들이 은행과 신용카드사로부터 빌려 쓴 ‘가계 신용’ 규모는 총 276조2,000억원으로 가구당 평균 1,930만원에 달하고 있다.
가구당 부채 규모는 지난해 같은기간(1,560만원)에 비해 23.7%나 늘어난 것이다.
가계 신용 규모는 1999년말 총 214조원에서 ▦지난해 3월말 222조2,000억원 ▦6월말 238조7,000억원 ▦9월말 251조2,000억원 ▦12월말 266조9,000억원으로 급증세를 보여왔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낮아지면서 개인들이 보다 부담없이 대출을 받게 된데다 기업들의 신용 불안에 부담을 느낀 은행들은 가계대출에 몰두하는 등 상호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가계 부채가 급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현재와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가계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파산신청을 하는 개인이 속출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가계대출의 경우 주택자금 대출은 소폭 감소한 반면 일반자금 대출이 크게 느는 추세다. 월세전환 추세로 인해 새로 돈을 빌릴 필요가 줄어든데다 과거 고금리 대출금 상환 등으로 올 1ㆍ4분기 중 주택자금은 964억원이 상환됐다.
반면 은행 일반자금 대출은 전분기보다 무려 5조7,260억원, 현금서비스 및 카드론은 2조5,512억원이 늘어났다.
또 할부금융회사, 신용카드회사 등을 통해 물품을 외상구입하는‘판매신용’은 전분기에 비해 9,044억원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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