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 살이면 세상을 알만한 나이“나는 이 세상에 태어난 지 겨우 십 년도 안된 사람이지만아주 확실하고, 분명하게 말 할 수 있는 게 여럿 있어요.
그 중 하나는 사람은 짝꿍을 잘 만나야 학교 가는 것이즐거울 뿐 아니라, 인생이 편해진다는 거지요.”
창작 동화 ‘열 살이면 세상을알만한 나이’의 주인공 희진이는 어떻게 해야 ‘인생이 편해진다’는 것을 확실하게 안다고 생각하는 초등학교 3학년생이다.
도회지에 사는 어린이들, 열 살쯤 되면 확실히 희진이처럼 이제 자기도 세상을 좀 안다고 생각한다.
제 멋에살고, 어른들의 잘잘못을 따지고 자기 주장을 펴면서 대들 줄도 알고,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부모의 지시에는 꾀를 부리다가 종내는 말썽을 피우기도하는 나이가 열 살이다.
“왜 그러세요? 엄마는교양도 없이…” “엄마는 꿈을 못 이룬 게 화가 나니까 지금 나한테 화풀이하시는 거죠?” “선생님 저는 왜안 뽑혔어요?” 우리의 주인공 희진이도 부모와 선생님에게 이런 당돌한말투로 대꾸하며 사사건건 충돌을 일으킨다.
엄마가 아빠의 사업의 어려움 때문에 심각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우연히 엿듣고는 “맏딸로서얼마나 마음이 아픈지” 두 동생에게 “이제부터 엄마 아빠 말 잘 듣고, 십 원도 달라고 하지 마”라고 점잖게 충고했다가 오히려 동생들과 대판 싸움을 벌이기도 한다.
과감하게 숙제를 미루고 동생들과 만화책만 보다가 엄마에게 들켜 손바닥에 쥐가 나도록 집안 청소하고, 반성문을 쓰기도 한다.
자기 생각을 들어주지 않는 엄마는 새엄마가 아닐까 의심하다가 귀 뒤에 난 혹점과 가족들의 우물배꼽이 닮은 것을 확인하고는 비로소 안심한다.
“나는 이렇게 하루하루 정신 없이 살아요. 참 이상한 것은 이렇게 똑똑한데도 날마다 뒤죽박죽, 콩당콩당, 오락가락 정신없이 보낸다는 거지요.” 희진이의 정신 없는 하루하루는 그대로 우리 열 살짜리들의 일상 그 자체다.
글 노경실ㆍ그림 이상권, 푸른숲발행
하종오기자
joh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