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몸’인가? 몸이 대중문화의 화두로 떠오르고 육체에 대한 다양한 담론이 대두되면서 방송에 몸과 관련된 프로그램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지상파 TV와 케이블 TV가 앞 다투어 몸 관련 교양ㆍ오락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제작하고 있다. 토크쇼나 시트콤, 코미디조차 몸을 소재로 하거나하리수, 김지은, 정양 등 외모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연예인을 경쟁적으로 출연시켜 시청자를 붙잡고 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소라에 이어이영자, 조혜련, 조은숙 등 연예인의 다이어트 비디오나 CD가 불티나게 팔린다.
KBS는 최근 ‘테마쇼, 환상특급’ 에서 아름다운 몸매와 몸매 클리닉 등 몸에 대한 특집을 내보냈고 ‘시사터치 코미디파일’ 에선 지방 흡입술에 관한 내용을 방송했다.
SBS 역시 ‘TV 특강’ 을 통해 육체에 관한 내용을 내보냈으며 ‘초특급! 일요일 만세’ 에서는 거짓말 파문을 일으킨 개그 우먼 이영자가 출연해다이어트 방법을 알려주는 코너를 방송하기도 했다. 이밖에 EBS는 ‘건강 클리닉’ 에서 8회에 걸쳐 좋은 몸매를 가꾸기 위한 한방 다이어트 특집을 방송했다.
케이블 TV에서도 몸과 관련된 프로그램이 넘쳐나고 있다. 매일경제TV의 ‘메디컬센터’에선 춤, 한방 등 다양한 방법의 살빼기 관련 프로그램을 편성했으며 SDN도 각종 비만 증상을한방으로 치료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정지행의 한방 다이어트’ 를 방송하고 있다.
SBS 스포츠TV 역시 스포츠를 통해 좋은 몸매를 만드는 ‘보디 쉐이핑’ 을 매주 월ㆍ화요일에, 의료+건강 TV는 성형수술로 이상적인 몸매를 만드는 것을 소개하는 ‘여성과건강’ 을 고정 편성하고 있다. 케이블 TV의 몸 관련 프로그램만도 20여 개에 달한다.
방송사들은 몸과 관련해 화제가 되고 있는 사람들을 각종 토크쇼 등에 경쟁적으로출연시키고 있다.
성전환 수술로 관심을 끌고 있는 하리수는 요즘 KBS, SBS 등 방송사를 오가며 각종 프로그램에 얼굴을 내밀고 있다.
그는KBS ‘인간극장’ ‘연예가중계’ ‘서세원쇼’, SBS ‘두남자쇼’ 등에 출연했으나 대부분 프로그램에서는 성전환자에 대한 인권적인 접근보다 그의 예쁜 얼굴과몸매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주로 오갔다.
하리수 못지 않게 몸과 관련해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연예인은 37인치의 큰가슴을 가졌다는 김지은이다.
SBS 시트콤 ‘허니! 허니!’ 에 나오는 김지은은 온통 그의 가슴을 적나라하게 노출시키는 의상과 대사로 일관해 시청자의 눈길을 붙잡고 있다.
제작진은 요즘들어 수영장 장면을 많이 도입해 그의 가슴을 의도적으로 노출시킨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4월에 끝난 ‘세친구’ 에서 큰 가슴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정양 역시 최근 성형수술을 한 뒤 방송에 복귀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처럼 몸과 관련된 프로그램이 붐을 이루는 이유는 다양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현상은 정신 우위의 문화가 육체 중심 문화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초래한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직접적인 원인은 개그우먼 이영자가 달리기로 35㎏의 체중을 감량했다며 예전과 전혀 다른 날씬한(?)몸매를 과시하며 방송에 복귀한 것과, 성전환자로 놀라운 몸매와 수려한 외모를 자랑하는 하리수, 그리고 가슴 큰 탤런트 정양과 김지은이 방송에 자주얼굴을 내밀면서 시청자의 관심을 끈 때문이다.
몸과 관련된 프로그램이홍수를 이루는 것에 대해 문화 평론가 마정미씨는 “방송사들이 예의 시청률만을 의식해 말초적이고 표피적인 내용으로 일관해 외모 지상주의와 성을 상품화하는부작용을 부추기고 있다” 고 비판했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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