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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툼 레이더' 게임속 여전사, 스크린 지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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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툼 레이더' 게임속 여전사, 스크린 지배하다

입력
2001.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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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툼 레이더(TombRaider)’ 의 주인공 라라 크로프트는 이전의 어떤 액션 히로인과는 다르다. 오직 생존을 위해 처절하게싸우는 ‘에일리언’의 시고니 위버, 아들을 위해 총을 든 ‘터미네이터’의린다 해밀턴과는 생활과 전투 방식 어느 하나 공통점이 없다.라라는 방이 83개나 있는 고성(古城)에 살면서, 높고 넓은 천장에 밧줄을 메고 고공점프를 즐기는 신인류이다.

반자동 권총을 양 허벅지에 차고 아찔한 가죽 반바지를 입었으며, 취미는 자신을 죽이라는 명령이 입력된 사이보그와 목숨을건 한판 대결이다.

팀 버튼이 그린 ‘배트맨’ 처럼 그는 정확히 어느 곳에 살고 있는지, 대체 어떻게 주윤발식의무술을 익혔는지, 그리고 어마어마한 재력은 어디서 오는지 설명되지 않는다.

알려진 것은 영국식의 귀족 말투를 쓰며, 박사급의 고고학 지식을 가졌다는정도다. 도움을 주는 남자 영웅은 없다.

독립적이며 독자적인 액션 영웅이 바로 라라이다. 그는 분명 인터넷을 통해 전문적 지식을 갖지만 타인으로부터는간섭 받기를 원치 않는 사이버 세대의 표상이다.

올 여름 블록버스터전쟁의 2차전을 치러낼 ‘툼 레이더(Tomb Raider)’는 1996년 선을 보여 전세계에서 3,000만 개 이상 팔린 동명의 컴퓨터 게임이원작이다.

9개의 행성이 일렬로 서기 시작한 첫날 밤, 라라는 20년 전 실종된 아버지인 고고학자 로드 크로프트(존 보이트)의 유품에서 오래된시계 하나를 찾아낸다.

시간을 지배하려는 집단 ‘일루미나티(광명파)’는 두 조각 난 비법의 트라이앵글을 찾아내 우주와 시간을 지배하려 하고, 그열쇠인 시계를 도난당한 라라는 조직원인 포웰(이아인 글렌)에 맞서 싸움을 시작한다.

딸의 안전을 위해 ‘일루미나티’의 회원이었음을 속였던 아버지가 20년 후 비밀을 알리는 편지를보낸 것은 개연성이 떨어지는 설정이며, 캄보디아 승려가 주는 차 한 잔만 마셔도 몸의 부상이 나을 정도로 ‘신비한 아시아’ 는 상투적이다.

라라의목욕 장면 역시 수없이 보아온 관습적 카메라의 시선 그대로이지만 아이슬랜드 설원과 앙코르바트 유적지에서 펼쳐지는 안젤리나 졸리의 화려한 ‘개인기’도 볼거리로는 충분하나 결정적으로 너무 ‘폼’을 잡았다. 스턴트를 거의 쓰지 않은 그의 액션은 발레처럼 우아한 대신 땀냄새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키스 직전을연상케 하는 관능적 입술, 호주의 에메랄드빛 바다와 눈 덮인 자작나무 숲을 합친 듯한 묘한 색의 눈동자, ‘안젤리나 졸리 식(式) 라라 크로프트’만으로도 블록버스터의 기본 흥행은 당연해 보인다.

‘콘 에어’를 만들고 이 영화를 연출한 사이먼 웨스트 감독도 “(동성애 고백, 이혼, 약물 중독등) 졸리의 어둡고 음침한 사생활이 라라의 신비감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고 털어 놓았다.

게임이 폭발적인 인기를 끈 미국에서는 6월 15일 개봉,디즈니 애니메이션 ‘아틀란티스’를 큰 차이로 따돌리고 첫 주 4,800만 달러를 벌어 들였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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