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국회의원들이 펼친 의정활동의 생산성을 한번 따져보았다.의정활동을 투입량과 산출량으로 단순 계량화 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게 사실. 하지만 얼추 계산해낸 결과는 놀랍다.
16대 국회가 법률안 한건 처리에 쓴 돈은11억원, 본회의를 한번 여는데만 무려 70억원을 들였다. 혹독한 경제난에 시달리는 국민들의 눈에는 하릴없이 돈만 쓰는 것 같은 이런 ‘고비용 저효율’의 정치구조부터가 심히 못마땅하다. 복잡하지만 계산을 따라가 보자.
■ 의원에 대한 직접비용 총액은 820억원
우선 의원들(273명)은 각기 일반수당·입법활동비·관리업무수당·급식비 등 462만원 가량을 매월 고정적으로 받고, 여기에 기말수당·가계지원비·정근수당·명절휴가비 등 명목의 각종 보너스가 월 평균 197만원씩 지급된다.
의원의 ‘연봉’은 7,913만7,690원. 월659만4,800원 꼴이다.
게다가 의원들은 각자가 평균 연봉이 약 4,564만원인 4급 2명과 평균3,762만470원인 5급 1명 등 6명의 보좌진을 거느리고 있다.
또 사무실 운영비·차량유지비 등 의원사무실 지원비가 1실당 연간 2,765만여만원이 지급된다. 이렇게 보면 의정활동에 대한 직접비용이라고 할 수 있는 국가예산은 총 820억원.
거기다 넓게 보아 역시 국회 의정활동을 위한 인력인 사무처직원 1,200여명의 인건비와 활동비 등까지 합쳐 지난 1년간 국회에 투입된 국가예산은 총 1,945억원에 달한다.
■ 16대 1년간 총 비용은 4,144억원
이 것뿐이 아니라 ‘성과급’도 있다. 16대 의원들이 개인후원회를 통해 모금한 자금의 추정치는 464억원. 전년도에 비해 25% 정도 늘어난 수치다.
여기에 정당 수입도 있다. 이 것들도 모두 따지고 보면 원활한 의정활동을 위해 국가와 국민이 부담하는 돈이라는 개념에서 집어넣었다.
당 차원의 각종 후원금 754억원과 선관위가 지급한 국고보조금 516억원 등을 포함해1,735억원 정도.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크지만 총선에 상당한 액수가 쓰인 점을 감안해 수치를 조정했다.
결국 16대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위해 지난해 6월1일부터 올해 5월31일까지 투입된 비용은 입법부 예산(1,945억원), 개인 정치모금(464억원), 정당수입(1,735억원) 등 4,144억원에 달한다는 계산이다.
■ 본회의 한번에 70억원
16대 국회는 지난해 6월5일 소집된 212회부터 지난 5월2일 열린 221회까지 정기국회 1번을 포함, 1년간 모두 10번 개회돼 회기일은 무려350일에 달한다.
그러나 이중 본회의 개의일수는 59일이니, 본회의 하루에 70억원을 쓴 셈이 된다.
국회의원이 의정활동을 통해 만들어내는 대표적인 ‘제품’은 법안처리와 국정감사, 예산심의, 대정부 질문 등이다.
350일 회기를지난해 10월19일~11월7일 국정감사(20일)와 지난해 12월11일~올해 1월9일의 예산국회(30일), 나머지 300일을 법안과 대정부 질의에 투입한 것으로 분류할 경우 16대 의원들은 첫 1년간의 의정활동 비용 4,144억원 가운데 3,552억원을 법안과 대정부 질문에, 355억원을 예산안처리에,나머지 237억원을 국감에 사용한 것이다.
16대는 법률안 311건을 포함해 의안 464건을 처리했다. 법률안 1건을 처리하는데 11억원 가량(3,552억원¸311건), 의안 1건에 7억6,000만원이 들어간 셈이다.
예산안은 94조9,300억원의 정부안(일반회계)을 심의, 94조1,246억원으로줄여 통과시켰다. 355억원을 들여 8,054억원을 삭감한 것이다.
김경철기자
k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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