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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학회 세미나 "주부 혼외 관계 일상 탈출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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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학회 세미나 "주부 혼외 관계 일상 탈출일뿐"

입력
2001.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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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간 혼외관계를 유지해 온39세 주부는 “내가 굽히고 들어갈 필요도 없고, 서로 평등한 관계가 아니냐”고 반문하며 “남편과 특별히 문제는 없지만, 결혼이라는 게 알게모르게구속감을 준다”고 말했다.여성의 외도는 가부장 중심의 결혼생활에대한 도전일까? 과거에 비해 여성의 외도에 대해서도 상당히 관대해졌다.

심지어 가부장 중심의 결혼생활에 대한 도전 혹은 능동적으로 여성의 성적주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여기기까지 한다.

그러나 신라대 여성학과 공미혜 교수는 “주부들이 혼외관계에 대해 예전보다 당당해진 것은 사실이지만,주체적으로 자아를 찾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결론은 15명의 혼외관계 여성을 심층면접한 결과 얻어냈다. 공 교수는 17일열린 한국여성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혼외관계의 역동성 및 성정치학’을 발표했다.

혼외관계에 대한 정확한 실태는 파악하기어렵다. 공 교수는 “여성의 사회활동이 늘어나면서 다른 남성을 만날 기회도 많아지고 불평등한 부부관계를 깨닫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기혼 여성의혼외관계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올 3월 우리나라 남성의 65%, 여성의 41%가 혼외정사 경험이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한국가족학회가 전국 1,532명을 대상으로 가족문화에 대한 인식을 조사해 5월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남성은 15%가, 여성은 3%가 ‘외도경험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또 남편이 외도한 적이 있다고 답한 여성은 16%, 아내의 외도를 경험한 남성은 4%였다.

공 교수는 “여성들은 혼외관계를 낭만적사랑이라고 생각하며 상대 남성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만으로 자기도취에 빠져있는 경우가 많다”며 “대부분 가정과 남편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고,무기력한 일상에서 탈출하는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남편을 배신했다는 죄책감이나 자녀에 대한 책임 등에 시달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현재의가정을 해체하고 새로운 가정을 이룬다거나 하는 등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할 의지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공 교수는 “사회적 일탈이나다름없는 ‘외도’에 대해서 많이 당당해졌다”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15명의 여성 대부분이 친구나 친한 선배 등에게 혼외관계를 적극적으로 알리고인정 받고 있었다. 40대의 한 여성은 “계모임 같은 데서 애인이 없으면 바보라고 할 정도로 혼외관계에 대해 많이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그러나현실적으로 가족에게는 알리지 못하고 있었다. 주부들의 외도는 가족의 울타리 밖에서는 당당하되 가족 안에서는 떳떳치 못했다.

문향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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