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노동운동사의 한 획을 그었던 고 전태일(全泰壹)씨의 동생 순옥(順玉ㆍ46)씨가 최근 영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 서울의 한 가내 의류공장에 노동자로 취직했다.노동자로 일하다 1989년 영국 유학을 떠나 워릭대에서 노동운동과 관련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그가 다시 노동자가 된 것은 현장에서 직접 뛰며 노동문제를 연구해 보겠다는 바람 때문이었다.
한 달여 전 이 곳에 취직한 그의 일은 기능보조성격의 속칭 ‘시다’.
오전 9시부터 오후8시까지 하루종일 옷감을 자르고 다림질한다.
쉬는 시간이라고는 점심시간 30분뿐. “침을 맞으며 버틸 만큼 일이 고되다 보니 서울 청계천과 인천부평공장에서 미싱기술을 배워두지 않은 것이 후회될 정도”라는 그는 “직접 현실체험을 통해 노동자들의 대안을 찾고 싶다”고 희망을 밝혔다.
정진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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