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999년 9월 KBS 미니시리즈 ‘초대’ 에 관심이 쏠렸다. 운전면허 불법 취득 파문으로 13개월 동안 쉬었던 이승연이 주연으로 캐스팅됐기 때문이다.촬영이 한창진행되는 동안 시청자 단체는 이승연의 방송 복귀가 너무 빠르다며 비판하자 KBS 드라마국은 이승연 캐스팅을 취소하고 황급히 이영애로 주연을 교체했다.
#2. 2000년 7월 무면허 음주 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김지수는 불과 3개월뒤 KBS 주말극 ‘태양은 가득히’ 와 MBC 일일극‘온달 왕자들’ 의 주연으로 캐스팅돼 방송에 ‘당당히’ 복귀했다.이승연에게 쏟아졌던 시청자 단체나 사람들의 거센 비난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이어트와 관련해 전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개그 우먼 이영자와 섹스 비디오파문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백지영의 방송 복귀 시기에 논란이 일면서, 문제 연예인의 활동 재개에 대한 방송사의 무원칙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있다.
연예인 특히 스타들은 공인의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다. 청소년들은 스타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영향을 받는다.
이로 인해 불법 행위를 했거나 사회적 문제를 야기한 연예인들의 방송 재개는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문제 연예인의 방송 복귀에 대한 방송사의 기준이나 원칙은 하나도 없다.시청자 단체의 비판의 빈도와 강도도 연예인에 따라 달라 형평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승연과 김지수의 경우처럼 문제 연예인의 방송 재개 시기는 제 각각이다. 대마초흡연으로 기소된 신동엽은 방송 중단 10개월 만에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MC로 ‘화려하게’ 복귀했으며, 지난 해 11월 SBS 인터넷 방송에서 욕설을 해 방송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은 탤런트 박철은 문제의 방송 MC 자리만을 내놓고 곧 바로 주간 시추에이션 드라마 SBS ‘메디컬 센터’ 에 출연해 방송을 계속했다.
섹스 비디오 파문으로 6개월 동안 활동을 접었던 가수 백지영은 음악 전문 케이블TV인 KM TV에 출연해 방송 활동을 재개했고, 스토킹 사기극을 벌인 탤런트 김채연은 방송 중단 없이 연속극에 계속 나오고 있다.
현재 문제를 일으켜 방송을 쉬고 있는 연예인은 다이어트 파문의 이영자와 음주운전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탤런트 원미경, 섹스 비디오로 물의를 빚은 탤런트 오현경 등이 있다.
KBS 경명철 예능국장은 “문제 연예인의 출연시기에 관한 규정이나 윤리강령은 없다. 문제 연예인의 출연 시기는 여론의 방향에 따라 결정된다”고말했다.
하지만 방송사가 말하는 여론이라는 것은 정확한 실체 파악이 어려운데다 지극히주관적이어서 객관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
또한 문제 연예인의 소속 기획사나 당사자의 동정 여론 조작도 가능해 보다 공정성과 형평성을 담보할 수있는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 일부 방송사가 문제 연예인의 출연을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YMCA 시청자 운동본부 안수경 간사는 “우선연예인들이 사회적 공인의식을 갖고 불법을 저지르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문제 연예인의 방송 복귀에 대한 방송사의명확한 기준을 규정한 방송사 윤리 강령 도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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