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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노동계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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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노동계 '긴장 고조'

입력
2001.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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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과 경찰이 민주노총 단병호(段炳浩) 위원장 등 민주노총 간부들에 대해 검거령을 내린 가운데 16일 전국 민중연대(공동대표 단병호) 주최의 집회 및 시위 도중 동대문서장이 시위대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 경찰과 노동계간에긴장이 고조되고 있다.특히 지난 4월 대우차 노조원 폭력진압 사태로 경찰이 궁지에 몰렸던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사건은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서울경찰청은 민중연대 집회 시위 중 정선모(鄭善模) 동대문서장의 뒷덜미를 낚아채 넘어뜨린 박하순 민주노총 대외협력국장을 현장에서 검거,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서울대 병원에 입원중인정 서장은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쳐 현재 부분적인 기억상실증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병원 관계자는 “외부적충격에 의해 집중력과 판단력 등 각종 인지기능에 장애를 일으키고 있는 상태”라며 “중태라고 표현할정도는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무영(李茂永) 경찰청장은 이날 정 서장을 위문하는 자리에서 “시위현장에서 준법행위를 촉구하는 관할 경찰서장에 대한 폭행은 공권력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며 “폭행가담자는물론, 불법 시위자 전원을 법에 따라 엄단, 사회질서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정 서장은 16일 오후 5시15분께 민중연대의 거리행진 중 경찰이 시위대측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형상 조형물을 제거한데대해 시위대 일부가 거세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부상했다.

경찰은 당시 사복 경찰과 시위대원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는 틈을 타 민주노총 박국장이 정 서장을 뒤에서 잡아당겨 넘어뜨리고 복면한 시위대원 4,5명이 정 서장을 발로 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현장 비디오를 확보, 폭행에 가담한시위대의 신원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경찰이 시위 상징물을제거하기 위해 과잉 대응하는 바람에 격앙된 시위대가 몸싸움을 벌였고, 박 국장이 흥분한 정 서장을 잡아당긴 것은사실이나 발이 꼬여 넘어진 것”이라며 “이번 사건이 노동계 탄압의 빌미가 돼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민중연대는 16일 오후 2시 서울 대학로에서 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 중단과 노동탄압 중단 등을 촉구한 뒤 3시간 동안 종로를 거쳐 명동까지 거리 행진을 벌였으며, 시위로 종로와 광화문 일대 도심이 밤늦게까지극심한 교통정체를 빚었다.

한편 이날 시위에서 경찰의 저지선 최전방을 정복 여경들로 구성된 이른바 ‘립스틱라인’이맡고 민주노총측이 여기에 맞서 여대생 50여명을 ‘립스틱 시위대로 내세워 저지선 돌파를 시도하는 등 ‘립스틱 전쟁’이 벌어졌다.

서울 대학로에서 '2차 민중대회'가 열린 16일 오후 경찰이 시위대의 상징 조형물을 압수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져 현장지휘를 하던 정선모 동대문 경찰서장이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지고 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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