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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욕심을 버려야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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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욕심을 버려야 풀린다

입력
2001.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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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답답해하고 있다.도무지아무 일도 풀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짜증스런 한여름의 무더위에 가뭄까지 겹쳤으니 한 줄기 비라도 내렸으면 하는 심정들이다.그러나 답답해하고 조급해한다고 일이 쉽게 풀리는 것은 아니다. 일에는 일의 논리가 있기 마련이다. 욕심없이 사안을 들여다보면 그 속에 해답이 있다.

그것을 끌어내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욕심을 갖고 사안을자기 쪽으로 끌어가려면 무리가 생기고 시간도 걸리고 결과도 개운찮게 되는 것이다. 모든 일은 순리로 풀어야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를 답답하게 하고있는 현안들도 그 나름대로의 사유와 논리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냉철한 눈으로 그 현안들을 바라 볼 필요가 있다.

엉킨 실타래는 힘으로 풀리는것이 아니다.실끈의논리를 찾아가야 한다.남북관계는상대가 있는 것이니 우리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방향은 그 방향으로 가야하기 때문에 호흡을 길게 하여 대처해야 할 것이다. 경제가 어렵다고 한다.

경제회복의 기미가 보이지않는다는 것이다.물론경제도 세계경제와 연결되어 있어 우리 생각대로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경제문제만은 매일 머리를 맞대고 총력을 기울여 주었으면 한다.

정치문제는 우리끼리의 문제이니쉽게 풀릴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런데도 욕심으로 정치에 매달리고 있으니 꼬이기만 한다.

한 쪽에선 정권재창출을 통해권력을 연장하려 하고,다른편에선 지난번의 실패를 설욕하려 하니 답답해질 뿐이다.

국민이 바라는 큰 정치를 자기만 하고 있다는 착각 속에 있으니…. 그러나 가뭄 문제만은 하늘의일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다만하늘 위의 물은 하늘의 일이지만 땅 속의 물은 사람의 일이기 때문에 가뭄 극복을 위해 온 국민이 다시 한 번 정성을 모아야 할 것이다.

요즈음 자주 우리에게 과연 민주주의를 할 역량이 있는가를 자문하게 된다. 민주주의란 이기심에 빠지지않도록 자제할 줄 알고,방종에흐르지 않도록 자율할 수 있을 때 가능한 것인데, 정치인들이 표를 의식해 국가이익에 반하는 정책들을 펼친다든지, 학부모들이 자기 자녀를 기준으로비교육적 평준화를 강요한다든지, 노동자들이 폭력적 시위를 자행하는 등의 행태를 볼 때마다 오늘 우리의 민주주의가 나라를 어디로 몰고갈 것인지를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자유와 개체는 우리 인류가생명을 바쳐 쟁취한 고귀한 이념들이다. 근대의 전제정치와 현대의 공산독재 군사독재 등 온갖 독재정치 하에서 억압된 자유를 찾고, 전체에 함몰된 개체를 구하기위해 얼마나 오랫동안,그리고얼마나 피나게 싸워 획득한 이념들인가.

이렇게 볼 때 자유와 개체는 민주주의의 두 기둥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가 명심해야 할일은 우리가 자유와 개체를 획득할 때는 뜨거운 가슴으로 얻었지만, 이제 그것들을 손에 쥔 지금에는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사용해야한다는 것이다.

자유는방종에 흐르지 않도록 자율적으로 사용해야 하고, 개인은 이기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자제해야 한다.

우리가 자유와 개체를 획득할때와는 다른 방식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결코 민주주의를 꽃피울 수 없다는 것을 깊이 마음에 새겨야 할 것이다.

오늘 우리 모두는 답답하다. 한 여름의 무더위와 오랜가뭄이 우리를 한층 답답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답답해한다고 문제가 풀리는 것은 아니다.

사안을 사안의 논리에 따라풀어나가야 한다.그리고우리들 스스로 자유와 개체를 올바르게 행사하고 있는가를 깊이 성찰할 때이다.

박 영 식(광운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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