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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CEO체제 '대변혁'…기업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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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CEO체제 '대변혁'…기업이 바뀐다

입력
2001.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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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최고경영자(CEO) 체제에 변혁의 바람이 불고 있다.10년 장기불황속에 기업경쟁력이 추락하면서 유능한CEO를 배출할 수 없는 경영토양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기업마다 낡은 CEO체제의 틀을 깨는 작업이 한창이다.

■내부승진관행파괴

일본기업에 ‘CEO 시장’이란 개념은 없었다. CEO가 되려면 ▦공채출신 ▦핵심부서ㆍ비서실출신▦사내 실력자와 ‘오야붕(親子)-꼬붕(子分)’ 관계 등 조건을 충족해야 했고, 50세 초반에 이사가 된 뒤 상무-전무-부사장의단계를 밟아 60세 전후에 CEO가 되는 천편일률적 패턴이었다.

하지만 작년 9월 소니는 히다치에서 반도체를 담당하던 마키모토 전무를 반도체 총괄임원으로 전격 영입했다. 일본의간판기업인 소니가 경쟁사 간부를 스카우트해 핵심부문 전권을 맡긴 것은 분명 ‘대사건’이었다.

소니는 아울러 유능한 30~40대 간부들을 CEO 후보로 선발해 ‘차기주자’로조기교육하고 있으며, 히다치도 매년 200명의 CEO후보를 뽑아 사장 직속으로 관리하고 있다.

외국인 CEO 상상하기 힘들었던 ‘파란 눈의 CEO’도 눈에 띈다. 미쓰비시 자동차는 총회꾼과 결탁, 불량제품교환 은폐 등 잇단 추문이터지자 제휴관계인 다임러 크라이슬러의 노루프 에쿠로트 부사장을 ‘위기관리자’로 파견받았다.

닛산자동차는 합작관계인 르노 출신의 구조조정 전문가 카를로스 곤 사장이 취임, 1년만에 만성적자에서벗어났고, 포드가 인수한 마쓰다자동차도 마크 필즈 사장이 파견돼 경영혁신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배구조의 투명화

종래의 이사회는 형식적 의사결정기구일 뿐, 경영실권은 회장 상담역 고문 등 수십명의 막후실력자들 손에 있었고 CEO는 이들의 대리인에 불과했다.

NEC는 이사회 멤버를 대폭 축소, 일반경영은 집행임원에 위임한 뒤 이사회의 평가를 받도록 했으며 이사회산하에보수위원회를 설치해 CEO를 포함한 임원보수의 적정성 평가를 맡도록 했다. 무리한 차입경영으로 경영난에 봉착한 소고백화점은 채권단과 이사회가 오너CEO였던미즈시마 회장을 해임한 뒤, CEO를 외부영입하기도 했다.

1990년대초만 해도 전세계 대기업들의 벤치마킹과 경영학자들의 연구대상이었던 일본식 경영모델도 변화를 외면했던탓에 이젠 수술대위에 오르게 된 것이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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