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화 과정에 진입한 현대건설에 이어 하이닉스는 반도체의 외자유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한국경제를 짓눌렀던 '만성염증'들이 하나씩 제거되고 있다. 현대투신의 AIG매각도 늦어도 내달까지는 성사될 전망이고 교착상태에 빠진 대우차 매각 역시 대세는 타결쪽이어서 하반기에는 '3대 잔존부실(하이닉스반도체 현대투신 대우자동차)'의 완전처리가 가능할 전망이다.현대상선,쌍용양회 등 미결과제들도 많지만,국민경제의 흐름자체를 뒤바꾸거나 추가적 공적자금 소요를 발생시킬 만한 대형약재들은 아니다.때문에 시장에선 하이닉스반도체에 이어,현대 투신이나 대우자동차중 하나만 해결돼도 국가신요등급 상향조정은 가능할 것으로 보고있다. 최근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동결했던 피치도"구조개혁만 지속된다면 신용등급 개선은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이닉스 반도체
정상화 계획의 최대 난제였던 해외주식예탁증서(GDR) 발행이 당초 목표치(8억달러)를 훨씬 뛰어넘는 선에서 성사됐다.
공식투자의향만 14억달러에 달했을 만큼 호응이 높았고, 덕분에 연리 13~14%대의 악성채권(하이일드본드)를 발행할 필요가 없어져 하이닉스는 ‘두마리토끼’를 모두 쥐게 됐다.
이로써 하이닉스는 당분간 채무상환 압박없이 정상화의 길을 걸을 수 있게 됐다.
하이닉스는 지금까지 2조9,000억원의회사채 신속인수외에 수처리시설ㆍ농구단ㆍ영동사옥 및 유가증권매각으로 상반기 자구목표액 4,000억원을 이미 달성한데다, 통신 LCD 위성사업등 비(非)반도체부문의 분사도 사실상 완료됐고, 외자유치까지 성공한 만큼 내년이후 도래하는 장기차입금의 만기연장을 골자로 한 채권단의 채무조정이 곧 실행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다만 아직도 7조원이 넘는 과다부채와 반도체경기 침체는 근본적 경영정상화의 걸림돌로 남아있다.
■ 현대투신
AIG 매각건은 이르면 6월말,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성사될 전망이다.
쟁점은 현대그룹의 현대증권지분(18.92%)에 대한 AIG의 인수가격. 현대는 시가매각시 1,200억원 가량손실이 발생하는 만큼 프리미엄을 얹거나, 2대주주로 남기를 희망하고 있다.
또 다른 쟁점은 현대투신의 부실규모 확정에 따른 공적자금 투입규모와 현대증권ㆍ현대투신에 대한 AIG의 출자방식.
현대투신의 추가부실은 7,000억~8,000억원으로 총 자본잠식 규모가 2조원 내외에 달하는데, 현재 AIG가 1조1,000억원선, 정부가 9,000억원선을 각각 투입하는 쪽으로 의견이 좁혀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정부-AIG, 현대-AIG 협상이 진행중이며 상당부분 의견차가 해소됐다”며 “7월을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자동차
아직은 안개속이다. 4~9일 홍콩서 진행된 1차 협상이 사실상 실패, 이달 중순까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겠다던 당초 계획은 일단 수포로 돌아갔다.
금융당국과 채권단, 대우차 관계자들은 이번주말부터 1차 협상 결과를 토대로 수정 협상안을 마련할 계획. 부평공장 인수, 고용 승계, 세금 감면 등 첨예한 쟁점이 산적해 있어 자칫 2차, 3차 협상 등으로 장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시기가 좀 지연되고 매각가격이 떨어지더라도 결국은 GM인수가 타결될 것이라는 게 중론. 채권단 고위관계자는 “정부나 채권단으로선 GM은 대우차 매각의 유일한 유일한 대안이고 GM 역시 대우차 인수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는 만큼 협상이 실패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성철·이영태·유병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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