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텔레콤 주도 컨소시엄으로 기운 듯 했던 동기식 IMT-2000 사업권의 향방이 IT관련 중소기업의 컨소시엄 불참 선언으로 다시 안개속에 빠져 들었다.정보통신중소기업협회(PICCA) IMT-2000추진위원회는 15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LG텔레콤 주도의 동기식 IMT-2000 컨소시엄에 불참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PICCA측은 “LG텔레콤이 PICCA의 경영참여를 보장하지 않고 컨소시엄을 LG텔레콤에 사전합병한다는 방침인만큼 이에 참여할 수 없다”며“그랜드컨소시엄이 이뤄져 장비시장이 조성돼야만 IMT-2000사업에 참여하겠다”고밝혔다.
■ 하나로통신 “사전합병 포기하라”
LG텔레콤측에 사전합병 포기와 공동 경영을 줄기차게 요구해 온 하나로 통신은PICCA가 사실상 자신들과 보조를 함께 했다며 LG텔레콤을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하나로통신 관계자는 “사전합병에대해 중소기업들이 LG텔레콤의 자금난 해소를 위한 조치라며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며“사전합병을포기하지 않은 상태에서 LG텔레콤이 사업권을 획득할 경우 특혜시비까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하나로통신측은 또 “동기식 사업이 궤도에 오른이후에는 컨소시엄이 LG텔레콤에 합병되는 것을 반대하지 않겠다”며 “사전합병만포기한다면 당초 요구했던 동기식 법인의 부사장 자리를 포기할 의향도 있다”고 배수진을 치고 나왔다.
■ LG텔레콤 ”대세에 지장없다”
LG텔레콤은 PICCA의 결정에 대해 “예상했던일”이라며 PICCA소속 회원사를 대상으로 개별 참여를 유도해 나갈 방침이다.
PICCA측도 이날 이사회에서 회원사의 LG텔레콤 컨소시엄참여를 자율결정에 맡기기로 했고 텔슨전자 등 일부 회원사는 이미 컨소시엄 참여 의사를 굳힌 상태다.
LG텔레콤 관계자는 “15일 현재 대기업 20개사와 중소ㆍ벤처기업 900여개사가 컨소시엄에 참여해 사업권 획득에 지장이 없다”며 “기존 CDMA방식과 동일한 표준을 채택하고 있는 동기식 사업의 경우 과잉ㆍ중복투자 방지를 위해서도 사전합병이 최선의 선택”이라며 양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 정부 정책의지 주목
하지만 LG텔레콤도 IT중소기업 대표단체인 PICCA를 포용, 명분을 얻은뒤 사업권 획득에 쐐기를 박으려던 당초 구상에 제동이 걸려 상당 부분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LG텔레콤은 13일 마감하려던 컨소시엄참여의향서 접수시한을 PICCA회원사에 한해 일주일 연장하는 등 PICCA 영입에 공을 들여왔다.
동기식 사업자 선정작업에 다시 차질이 빚어지자 정보통신부의 명확한 정책방향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통부가 동기식 사업자 선정을 서두르지 않는 것 같다”며“LG-하나로-파워콤과 외국사업자를 아우르는 그랜드 컨소시엄 구성 방안이 사실상 무산된 상태에서 어떤 차선책을 선택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라고 말했다.
이상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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