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이 6ㆍ15 공동선언1주년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교환한 것은 답보상태에 빠진 남북 관계에 청신호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이번 전화 통지문 교환은 북측이 지난 3월 장관급 회담을 무기 연기한 뒤 양측간에 처음 이뤄진 것이다.
또 양측이 전통문에서 합창이라도 하듯 6ㆍ15 공동선언의 역사적 의의와 화해ㆍ협력의 길을 강조한 점도 고무적이다.
정부는 이번 전통문 교환을계기로 남북당국간 회담 재개의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남북 대화를 가로 막아온 북미관계도 대화 재개의 길로 들어섰고, 금강산 관광사업 문제도 큰 가닥이 잡혔기 때문이다.
통일부 이봉조(李鳳朝) 정책실장은 “북측이전통문에서 6ㆍ15 공동선언을 언급한 자체가 남북 대화재개의 분위기를 고양시킬 수 있고, 남북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해 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북한 노동신문이 이날자 사설에서 “북남 대화와 교류협력등 제반사업을 조국통일에 도움을 주게 추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점도 주목한다.
정부는 대북 전통문에서 6ㆍ151주년을 남북관계 복원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하루 속히 제 2차남북 정상회담을 개최, 남북관계 진전의 획기적 전기를 마련해 한다”고 직설화법을 사용했다.
하지만 북측이 보내온 전통문은 우리의 기대에는 미흡했다. 북측은 “북남 공동선언은 민족이 나아갈 공동의 이정표”등으로 추켜 세우면서도 당국간 회담 재개나, 김정일(金正日) 위원장의 서울 답방 등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에게 2차례나 직접 답방 스케줄을 밝혀 달라고 요구한 점을 감안할 때 다소 실망스런 부분이다.
따라서 북한의 전화통지문은 북미관계 진전에 대한 북측의 확신이 서지않아 당장 남북대화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시사해 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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