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개발을 사이에 놓고 논란을 거듭하던 판교 신도시의 개발 윤곽이 잡혔다. 판교신도시를 벤처단지를 포함한 저밀도의 친환경 자족도시로 건설하겠다는 것이 건설교통부의 구상이다.당초 주택공급 목적으로 출발했던 판교 신도시개발의 정책 목표를 난개발 방지와 환경 보전으로 수정한 셈이다. 실제로 건교부는 수용가구 수를 당초 4만6,000가구에서 2만 가구 수준으로 절반가까이 낮추고 녹지공간을 최대한 확보하는 등 판교신도시를 새로운 개념의 전원형 주거단지로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 어떻게 개발되나
판교신도시의 주거공간은 100만평, 녹지공간은 66만평에 이른다. 여기에 1만9,700가구, 5만9,000명 정도가 살게 된다. 인구밀도는 1㏊ 당 64명 수준에 불과하다. 분당이198명, 과천 274명, 평촌 329명인 점을 감안하면 비교가 안될 정도다. 녹지비율도 24%로 분당 19%, 과천 14%보다 훨씬 낫다.
건교부는또 주거단지의 절반 이상(58%)을 단독ㆍ연립주택지로 조성하는 한편 아파트 높이도 분당 30층, 과천 15층과는 달리 10층 이하로 제한했다.
이와 함께 건교부는 보다 쾌적한 주거공간 확보를 위해 10만평 규모의 벤처단지는물론 5만평 규모에 이르는 상업ㆍ업무시설 및 10층 아파트를 경부고속도로를 기준으로 분당과 인접한 동쪽 지구(150만평)에 집중시키기로 했다.
이와 달리 130만평에 이르는 서쪽 지구에는 단독ㆍ연립주택과 5층 규모의 저층아파트만 들어설 수 있도록 해 최적의 주거공간을 확보할 예정이다. 한편 건교부는 10만평 규모의 벤처단지를 건설, 신도시가 베드타운으로 바뀌는 것을 막고 도시의 자족적인 기능을 높이기로 했다.
판교가 개발되면 출근시간대의 서울방향 교통량은 시간당 840대(1.2%)가 더 늘어나 속도는 1~2㎞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건교부는 판교IC를 고가화해서 교통혼잡을 줄이는 한편 9.1㎞에 이르는 3개 지역간선도로를 추가로 건설, 현재 한시간에 40㎞를 달릴 수 있는 서울 진입 속도를 48㎞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 남은 절차와 분양계획은
건교부는 이 같은 기본 구상을 토대로 환경단체와경기도 등 이해당사자와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이 달 말까지 당정협의를 통해 판교신도시 개발안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그러나환경단체들이 난개발 방지나 교통난 해소에 대한 철저한 대책 없이 건교부가 졸속으로 추진을 강행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어 적지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또 벤처단지를 65만평 규모로 늘려달라는 경기도를 달래는 일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건교부의 바람대로 일이 진행되면 아파트분양은 실시계획수립이 이루어지는2004년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1만3,800가구에 이르는 아파트 중 1만2,300가구는 모두 25.7평 이하. 이 중 18평 이하 임대주택이 5,000가구를 차지하게 된다. 나머지는 일반 분양분이다.
건교부는 단독주택의 토지 분양가격을 평당 400만원으로, 연립과 아파트는350만원으로 책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아파트의 경우 건설업체들이 실제로 내놓는 분양가는 분양가 규제를 받는 18평 이하는 500만~600만원,18평을 넘는 아파트는 인근 분당 지역의 아파트가격에 맞먹는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자격은 아파트의 경우 주택공급규칙에 따라 성남시에서 3년 이상 거주한 사람은 주택수의 30% 범위 내에서 우선 분양권을 갖게 된다. 임대아파트에 대한 청약 기회는 성남시 재개발사업 추진으로 이주하게 되는 주민을 일부 수용(2,000가구)한나머지는 무주택 청약자에게 주어진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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