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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의문사 진상 반드시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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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의문사 진상 반드시 밝혀야

입력
2001.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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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소속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가 장준하 선생과 최종길 교수의 죽음이 타살 혐의가 짙다고 보고했다.암울했던 시대의 대표적 의문사 의혹을 정부 기관이 공식 확인한 것은 그 진상 규명을 국가적 과제로 부각시킨 셈이다.

따라서 우리는 모든 국가 기관과 사회 전체가 진상 규명 작업에 새롭게 관심을 갖고 적극 협력할 것을 먼저 촉구한다.

진상규명위가 다루고 있는 의문사 81건 가운데서도, 이번에 의혹을 확인한 두 사건의 상징성은 각별하다.

장준하 선생은 일제 하에서 유신 체제에 이르기까지 애국애족과 민주주의를 위해 몸 바쳐 투쟁한 실천적 지식인의 표본이다.

최종길 교수도 독재의 위세 앞에 양심과 비판 정신을 지킨 올곧은 학자였다. 이런 지식인들이 독재 권력과 하수인들에 의해 타살된 의혹은 지난 날의 숱한 인권 유린을 상징한다고 하겠다.

이런 점에서 두 사건의 진상 규명은 우리 사회가 어두운 과거를 청산하고 밝은 미래를 여는데 관건이 될 것이다.

절대 권력과 직접 맞섰던 장준하 선생과, 그 권력의 하수기관 중앙정보부에서 죽은 최 교수의 의문사를 밝히지 않고는 다른 의문사 의혹 규명도 빛이 바랠 것으로 본다.

국가적 과제로 떠오른 진상 규명에는 무엇보다 관련기관과 관련자들의 협조와 양심의 고백이 절실하다.

진상규명위의 조사활동은 범죄의 구체적 증거와 증인을 확보하는 데는 이르지 못했다. 장준하 선생 사건은 실족사가 아니란 정황이 뚜렷하지만, 정작 타살 범행을 저지른 조직과 배후를 추적할 단서는 없다.

최 교수 사건도 고문치사로 단정할 정황과 일부 증언이 있지만, 진상 은폐 전모는 관련자들의 침묵에 가려져 있다.

여기서 의문사 규명은 과거 죄상을 묻자는 것이 아니라, 은밀한 인권유린 범죄를 저지른 이들의 양심에 남은 상처까지 치유하는 대화합 노력임을 거듭 강조한다.

수십 년 전 죄업을 짊어진 이들이 스스로 고통스런 기억을 털어 놓고, 정의와 인권 정착을 향한 대열에 동참하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정부와 국회는 진상규명위가 추진하는 조사기한 연장과 강제조사권 확보를 위한 특별법 개정에 적극적 자세를 보이기 바란다.

반민주ㆍ반인권적 유산의 청산을 외치면서 관련 국가기관에 대한 배려 등 여러 가지 정치적 고려에 얽매인다면, 진정한 과거 청산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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