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여의도 국회의사당과 여야 당사가 텅 비었다. 여야 할 것 없이 정치인들이 가뭄극복 지원을 위해 대거 농촌을 찾았기 때문이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도 이 대열에 참여했다.○…김대중 대통령은 충북 진천군 문백면 동중리 석고마을을 방문, 주민들과 함께 양수기로 메마른 논에 물을 대는 작업을 했다.
김 대통령이 석고마을에 도착, 이원종(李元鐘) 충북지사로부터 가뭄 현황과 극복 노력을 보고 받는 동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자 주민들은 “대통령이 오니 90일만에 비가 왔다”며 박수를 쳤다. 김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며칠만 견디면 비가 온다”면서“가뭄을 이기고 풍년을 만들도록 노력하고 그래도피해가 있으면 여러분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도 김기배(金杞培) 총장, 이재오(李在五) 총무, 박혁규(朴赫圭) 의원 등 20여명과 함께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경기도 광주시 실촌면 삼합리로 달려가 농민들을 위로하고 모내기를 도왔다.
직접 이앙기로 모내기를 하고, 갈라진 논에 물대기 작업을하는 등 30여 분 간 비지땀을 흘린 이 총재는 때마침 가랑비가 내리자 “여러분의 걱정과 정성이 하늘에 닿았는지, 하늘에서 단비를 주셨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모내기가 끝난 후 농민들과 점심을 함께 하면서 “자조(自助) 후 천조(天助)라고우리 스스로 열심히 해야 하늘도 돕는다”면서 “고질적인 물 부족 해소를 위해 당 차원에서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광주=박천호기자 toto@hk.co.kr
○…민주당은 김중권(金重權)대표를 비롯한 당지도부와 소속의원 전원이 10개조로 나뉘어 전국의 가뭄현장을 찾았다. 김 대표는 이날 박상규(朴尙奎) 총장 이상수(李相洙) 총무강성구(姜成求) 의원 등 20여명의 의원들과 함께 경기 화성시 남양동 가뭄현장을 방문, 모내기 일손을 도왔다.
특히 7톤 짜리 레미콘 55대를 임대, 가뭄이 극심한 남양동 일대 논밭에 용수를 지원했다. 김 대표는 간담회에서 “IMF를 극복했듯이 합심해서 가뭄을 극복하자”고 농민들을 격려했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전시행사가 아니냐. 안 오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라며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보이기도 했다.
/화성=이동준기자djlee@hk.co.kr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 등 핵심 당직자들은 경기 여주군 점동면 당진리를 찾아 가뭄 피해 현황을 살펴본 뒤 농가 일손을 도왔다. 농민들은 JP가 “양수기 구입에 보태라”며 금일봉을 건네자 “명예총재님이 오시니 때맞춰 비가 온다”고 반색했다.
JP는 덩샤오핑(鄧小平)의 셋째 딸 덩룽(鄧榕)씨와의 선약을 이유로 10여 분만에 귀경했으나 이양희(李良熙) 사무총장, 이완구(李完九) 총무 등 100여명의 당직자들은 과수원에서 복숭아 봉지 씌우기를 돕는 등 3시간여 동안 ‘농활’을 했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