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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업그레이드 / BSI 다시 읽기

입력
2001.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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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경기 지표는 말할 것도 없고, 이젠 체감경기 지표도 못 믿겠다는 불평의 소리가 높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의최근 움직임을 두고 하는 얘기다.사실 1ㆍ4분기 이후 BSI 오름세는 아주 뚜렷하다. 산업은행 BSI는 2ㆍ4분기 99에서 3ㆍ4분기115로 뛰어올랐고, 전경련 BSI도 3월 이후 넉달째(102.4 →107.7→115.5→114.3) 100을 웃돌았다.

BSI가 100을 초과하면 경기호전을 기대하는 응답업체수가 악화예상 업체수보다 많다는 뜻. 최근 BSI 추이대로라면 경기는 빠르게 달궈져야하나, 현장의 바닥경기는 여전히 냉랭하다. 급기야 ‘BSI 불신론’이 나오는 이유다.

권위있는 조사기관들이 과학적 모델과 축적된 경험으로 만든 지표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BSI 해석에서 주의해야할 대목은 있다.

우선, 전망치와 실적치의 괴리다. 대한상의 조사결과를 보면 2ㆍ4분기 전망BSI는 100이었지만 실적BSI는82에 불과, 무려 18포인트의 격차를 드러냈다.

전망BSI는 1ㆍ4분기 조사에서 “다음분기가 이번 분기보다 어떨 것 같은가”라고 물은 것에 대한 응답 결과. 반면 실적BSI는 2ㆍ4분기 조사에서 “이번 분기가 지난 분기보다 어땠는가”란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결국 전 분기엔 향후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렇지 못했다는얘기다. 현재 다른 기관 조사에서도 실적BSI가 전망BSI를 훨씬 밑도는 만큼, 전망 BSI만으로 미래경기의 잣대를 삼다가는 큰 코 다치기 십상이다.

또 하나 유념할 점은 기업규모별 가중치다. 일부 BSI 조사는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모두 ‘1표’로 처리한다. 예컨대 대기업 50개가 투자를 줄이고, 중소기업 50개는 투자를 늘린다고 응답했다면 투자BSI는 100(증감동수)으로 나온다.

그러나 삼성전자, 포철 같은 거대기업 1,2곳이 투자를 축소한다면, 중소기업 수백개가 투자확대에 나서더라도 경제 전체로는 엄청난 투자위축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전경련 6월 조사에서 산술적 투자BSI(원지수)는 106.5로, 설비투자에 청신호가 들어온 것처럼 보였다.하지만 기업규모별 가중치를 뒀더니 투자BSI(가중지수)는 93.1로 떨어져 투자심리는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는 정반대 해석이 나왔다.

잘 뜯어보면 BSI가 현실과 동떨어진 ‘희망사항’만은 아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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