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한나라당은 13일 각각 6ㆍ15남북공동선언 이후 1년을 평가하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민주당 토론회에서는 6ㆍ15선언의 긍정적 평가가, 한나라당 토론회에서는 부정적인 전망이 강조되는 등 신경전이 벌어졌으나 반대 측면도 함께 검토돼 나름대로 균형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민주당 토론회
민주당 의원들이 주축이된 국회 평화통일포럼이 ‘6ㆍ15 공동선언 이후 남북관계의 평가와 전망’을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지난 1년간의 변화에 대해 높은 평점을 주었다. 한국외대 이장희(李長熙) 교수는 6ㆍ15선언의 성과로 ‘한반도 문제의 한반도화’를 확실하게 한 점과 통일방안에 대한 합치점을 어느 정도 인정한 것 등을 꼽았다.
그는 특히 “민족화해에 저항하는 사회 집단을 설득하고 남북간의 ‘정치적 화해’를 제도화하는 것이 큰 과제”라고 강조했다.
또 “최근 불안정한 남북 경제관계의 타개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이상만ㆍ 李相萬 중앙대교수) “북한과의 대화 재개언급에도 불구, 강경론에 기조한 미국의 대북정책은 한반도 문제 해결의 전도를 어둡게 한다”(이철기ㆍ 李鐵基 동국대교수) 등등의 우려도 나왔다.
한편 민주당 김중권(金重權)대표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6ㆍ15선언 이후를 실패로 규정한 것과 관련, “민족 공영의 길을 여는 단초가 된 6ㆍ15선언의 의미를 폄하하는 것은 국민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며 “냉전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태희기자 taeheelee@hk.co.kr
■ 한나라당 토론회
한나라당의 6.15 남북공동선언 1주년 평가 공청회에서는 야당의 시각에서 바라본 만큼 낙관적인 전망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많이 나왔다.
한승주(韓昇洲) 전 외무장관은 주제발표에서 “남북 관계를 획기적으로 호전시킬 인센티브도 없지만, 그나마 남한을 포함한 외부의 지원을 계속 얻으려면 어느 정도의 관계는 지속해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남북관계는 크게 좋아지지도,크게 나빠지지도 않은 채 답보 상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전장관은 이어 “남북정상회담은 남북간 대화와 교류의 물꼬를 튼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며 긍정 평가한 뒤 “더 잘 알게 된 북한의 실체를 근거로 어떻게 현명하게 남북관계를 운영하느냐가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이회창 총재는 인사말을 통해 “6.15 공동선언은 남북 관계 개선의 획기적 계기가 됐지만 이후 장관급 회담이 중단되고 북한 상선이 북방한계선을 침범하는 등 신뢰 구축에 실패했다”며 “대통령은 평화 공존을 이루려는 확신이 있다면 요구할 것은 요구하는 등 당당한 자세를 가져야 하며,대북 정책도 좀더 투명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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