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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조종사 파업 명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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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조종사 파업 명분 없다

입력
2001.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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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조종사들이 그예 일을저질렀다.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 으름장을 놓던 대한, 아시아나 양 항공사 조종사들이 처음으로 동시파업을 결행, 국내외 항공교통이 파행상태에빠진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가뭄극복을 위해 온 나라가 팔을 걷어붙인 비상시에 설마 파업까지야 하겠느냐, 이런 생각으로 막판의 협상 타결을 기대했던대다수 국민은 끝내 항공교통이 마비되고 말았다는 소식에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조종사들의 동시파업만으로는나라를 혼란에 빠트리는 것이 부족하다는 듯, 민주노총은 13일부터 12개 대학병원을 비롯한 전국 100개 대형사업장의 동조파업을 계획하고 있다.

기상관측사상 유례없는 대 한발의 한가운데서 정치권마저 잠시 정쟁을 중단한 마당이다. 타들어가는 대지보다 뜨거운 농심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는 듯한극도의 이기주의가 노동운동의 당위성마저 의심케 한다.

농민은 굶어죽건 말건, 국가경제야 무너지건 말건 내 배 부르면 그만이라는 것인가. 그럴 만큼민주노총 근로자 처우가 열악하단 말인가.

국민이 더 분노하는 것은 고소득층에속하는 조종사들의 이런 극한투쟁은 결과적으로 자신들보다 훨씬 열악한 근로자들에게 돌아갈 몫까지 요구하는 셈이란 점이다.

두 항공사는 지난해 적자였다.대한항공의 경우 지난해 10월 첫 조종사 파업 때 처우개선이 있었고, 올해 4월에도 또 총액 기준 17% 정도의 임금인상이 있었다 한다.

이런상황에서 또 큰 폭의 임금인상을 요구하면 같은 회사의 다른 직종이나 비정규직 근로자들 처우개선은 불가능해 진다.

30년 근속 조종사(기장)의연봉은 1억3,000만원, 8년차 기장도 8,800만원이라 한다. 이 정도면 어느 직종 어느 직급보다 많은 초 고소득층인데, 그것도 부족하다면우리 국민 대다수가 상대적인 박탈감으로 위화감을 느낄 것이다.

우리보다 국민소득이 높은 선진국 조종사들과 동등한 대우를 해달라는 요구도 마찬가지다.외국인 조종사 고용을 문제삼은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자고 나면 사고를 일으켜 국민에게 엄청난 피해를 끼치고, 국가의 신인도를 떨어뜨린 사람들이누구였는지 우리 국민은 모두 기억하고 있다.

자신들에게 월급을 주는 고객이당하는 불편을 무기로 임금인상을 강압하는 것은 직업윤리상 너무 부도덕하다. 양 항공사 노조는 고객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합법적인임금투쟁을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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